남겨진 시간

시시(視詩)하다

by 가제트

남겨진 시간


남겨진 시간이 잔을 홀짝인다.

넘겨진 알콜이 남은 시간을 분해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째깍 째깍

취하는 시간일까?

어두워져 가는 마음일까?


하루가 빠르다고 누군가 푸념할 때

저녁은 꼴딱거리며

마지막 잔을 어둠에 들이 붇는다.

이뢔도 안 취할꼬야?


"이제는 취해야 할 시간입니다."

시계가 하루를 넘기며 혀 꼬부라진 소리로 쫑알댄다.

하루를 넘기려면 취해야 돼

초침이 쉬지않고 움직이듯이

미치도록 사랑하듯이


여전히

남겨진 시간이 홀짝이는 식탁 위에서

남겨진 빈 잔

넘겨진 어제가

미안해, 사랑하지 못했어

남겨진 애절한 목소리로

"이제는 정말 취해야 할 시간입니다

사랑에

시에

남겨진 시간에"


==================================

" " 사이에 들어간 건

다 아시다시피 보들레르의 시 <취하라>에서 따온 싯귀입니다.

20대에 이 시를 외웠고 60대에도 여전히 이 시를 사랑해서 졸시에 끄집어 넣는건 표절이라 하지 않고 오마주라고 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쩌고 저쩌고 주절대면...

냅둬라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落葉頌(낙엽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