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視詩)하다
남겨진 시간이 잔을 홀짝인다.
넘겨진 알콜이 남은 시간을 분해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째깍 째깍
취하는 시간일까?
어두워져 가는 마음일까?
하루가 빠르다고 누군가 푸념할 때
저녁은 꼴딱거리며
마지막 잔을 어둠에 들이 붇는다.
이뢔도 안 취할꼬야?
"이제는 취해야 할 시간입니다."
시계가 하루를 넘기며 혀 꼬부라진 소리로 쫑알댄다.
하루를 넘기려면 취해야 돼
초침이 쉬지않고 움직이듯이
미치도록 사랑하듯이
여전히
남겨진 시간이 홀짝이는 식탁 위에서
남겨진 빈 잔
넘겨진 어제가
미안해, 사랑하지 못했어
남겨진 애절한 목소리로
"이제는 정말 취해야 할 시간입니다
사랑에
시에
남겨진 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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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이에 들어간 건
다 아시다시피 보들레르의 시 <취하라>에서 따온 싯귀입니다.
20대에 이 시를 외웠고 60대에도 여전히 이 시를 사랑해서 졸시에 끄집어 넣는건 표절이라 하지 않고 오마주라고 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쩌고 저쩌고 주절대면...
냅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