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과 개미

시시(視詩)하다

by 가제트

여름과 개미


누군가 버리고 간 얼룩 진 식탁보 위

개미들은 며칠 먹을거리를 열심히 실어 나른다

먹거리들이 바닥에 떨어질 동안

개미들은 모이고 우린 흩어진다


여름이 우리를 위로하는 방식은

지글거리는 땅 위에 부는 바람

짓이겨진 산책로 위에서 다시 자라는 지독한 생명

부랴부랴 쏟아놓고 간 소낙비 겨드랑이에 핀 무지개

버려진 곳에서 먹거리 나르는 개미


여름이 우리를 희롱하는 방법은

뽀글거리는 땅 위에 푸석한 모래

산책로 위로 피어오르는 먼지 아우성

소나기 지나가고 올라타는 우박들

눈앞에서 빠글대는 개미떼


땀이 비실거리는 눈썹 위로 손등이 올라탄다

땀을 다 훔쳐내니 개미들도 다 흩어진다

잡초 사이에서 헐떡이던 여름이 숨 고르기 한다

비로소

개미가 핥고 간 얼룩진 식탁보

접고 접어 통 속에 버린다


여름은 개미를 낳고

개미는 여름을 낳고

여름은 우리를 낳고

우리는 여름을 버리고.....

싶다


덥다.



커버 이미지는 Pixabay로부터 입수된 Gabi님의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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