씰데없는 주절주절
예전에 한국에 살 때
지하철을 타러 지하도를 걷다 보면
갑자기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긴 것처럼 바짝 달라붙으며
이렇게 묻는 사람들이 있었다
"도(道)를 아십니까?"
그러면 나는
어디서도 누구에게도 아무 일도 안 생긴 것같은 무심한 표정으로 이렇게 대꾸한다
"레를 아십니까?"
"#$@%^@#"
"모르시나본데... 저 뒤에 따라오는 분에게 물어보십시오."
"네?"
상황 끝!
자칭 도사 한 넘을 길에 버려두고 가던 길을 걸었다.
그 짧은 시간 동안 내 주변 어디에서도 누구에게도 아무런 일이 안 생겼으며
지하에 있는 도(道)를 걸어서 지하에 있는 철(鐵)을 탄 기억이 난다.
물론 지상에 있는 길(道)에서도 아무런 일은 생겨나지 않았다.
단지 지하도를 나와 그 길을 걸었을 뿐이다.
도(道)는 알 수 있는 게 아니다.
걷는 거지.
그런 것도 모르면서 아는 척 행세를 하는 넘들이 길가에 넘쳐나는 게 길(道)의 문제다
길가에 떨어진 쓰레기를 먼저 줍는 게 도를 행하는 것이거늘...
캐나다에 와서는 도(道)를 아냐고 묻는 귀찮은 넘들이 없어서 좋긴 한데
아직 도(道)를 행하는 사람을 보진 못했다.
공자 선생은 "아침에 도(道)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고 했다는데
그럴 도(道)라면 안 듣는 게 낫다.
물론 그 의미를 모르지는 않지만
가제트라면 이렇게 얘기하겠다.
아침에 도를 들으면 어지러운 길을 웃으며 쓸겠다.
도를 깨닫는다는 건 소통한다는 거다
소통한다는 건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가려는 사람에게 도(道)를 아냐고 헛짓거리를 하는 게 아니라
조심해서 집에 가라고 염려해 주는 거다
그래서 같이 길을 가는 사람들을 위해 먼저 가서 길 위의 쓰레기를 쳐주며
길을 닦아주며 같이 격려해 주는 거다
도(道)를 아십니까?
이렇게 묻는 사람에겐
다음과 같이 얘기해 줘야 한다
도(道)를 알지는 못해도 당신 길(道) 위의 쓰레기는 치워 드릴 수 있답니다.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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