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5
25.05.19
5월에는 중순이 지날 때까지 일기를 한 번도 쓰지 못했다. (정확히는 게을러서 안 쓴...)
깊게 생각을 할 일이 없기도 했고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생각들은 대부분 넘겨버리기도 했던 것 같다.
5월은 수면 시간 확보와 발목과 무릎의 컨디션 관리, 일주일의 운동 스케줄 관리, 식단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하다. 거기에 매일매일 할 일을 계획해서 기록해 두고 실행 후 하나씩 지워가는 생활에도 재미가 들렸다. 할 일을 체크하는 좋은 어플을 발견해서 기분이 매우 좋다. 카테고리별로 할 일을 나눠서 기록할 수 있고 오늘 하지 못한 할 일은 건별로 내일이나 특정 날짜로 미룰 수 있다. 별 것 아닌 기능인 것 같은데 생각보다 이런 간단한 기능들도 지원하지 않는 어플들이 많다. 또 다른 좋은 어플이 눈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이걸로 정착해서 잘 써야겠다.
25.05.26
나는 SNS를 잘하지 않는다. 여기서 '잘'을 붙인 의미는 게시물을 거의 올리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 계정은 두 개를 쓰는데 계정 하나는 대부분 친구들, 회사 사람들 등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고 비공개로 되어있다. 다른 하나는 독서 기록 계정인데 이 계정으로는 대부분 비슷한 성격을 가진 얼굴 모르는 이들의 독서 기록 계정이거나 책과 관련된 계정들과 연결되어 있다. 이 두 개의 계정 모두 게시물을 자주 올리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SNS를 잘하지 않는 게 맞는 것 같다.
평소 SNS로 타인들의 일상을 보며 나의 삶과 비교한다거나 하는 생각은 살면서 거의 하지 않고 살았는데 특정한 한 명은 신경이 쓰인다. 이렇게 신경이 쓰이는 나 자신에게 화가 날 만큼.
누구에게나 삶에서 영향을 크게 받는 사람이 한 명쯤 있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인지를 하든 못하든 말이다. 나에게는 그 사람이 그 한 명에 속하는 것 같은데 사실 왜 그런지 잘 모르겠다. 내 삶이 크게 불행하다고 느꼈던 건 피해의식에 가득하던 학창 시절 때가 마지막이었고 이후 내 인생에 찾아온 위기들은 그럭저럭 잘 넘기며 지내왔다고 생각한다. '잘' 넘긴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 선택들 때문에 내 인생이 불행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그럭저럭 행복하고 남들은 사소한 것이라고 느낄 수 있겠지만 작은 것으로도 만족감을 느끼며 지내오고 있다. 그런데 그 아이의 소식을 SNS에서 접하면 묘하게 기분이 안 좋아진다.
친분도 없는 연예인이 강남에 건물을 매입했다더라 하는 이야기는 뉴스로 봐도 별 감흥이 없다. 같은 회사 내에서 누군가가 나보다 승진이 빠르거나 좋은 평가를 받거나 하더라도 크게 영향받지 않고 살아왔다. 그런데 왜 그의 일에 대해서만은 자꾸만 머릿속에 맴도는지 모르겠다. 그는 내 삶에 많은 영향을 준 사람이었을까?
비록 이런 마음이 들더라도 그나마 위안이 되는 점은 스스로 이런 마음이 드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 타인에게 영향을 받는 나 자신을 돌아보며 나는 왜 이런 감정을 느끼는 건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나의 깊은 곳에 있는 검은 마음을 스스로 비루하다, 내 인생에 하등 도움되지 않는 감정이라는 것을 인지할 수 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