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에 없던 캘거리행.
우연히 기회가 생겨 다녀오게 되었다.
우리 도장 관장님은 코비드 이전, Master Rim 께서 진행하신 품새 세미나에 참석하신 적이 있다. 그때부터 팬이 되신 듯했다.
신랑이 같은 한국분이시니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직접 도장에 전화를 드렸다.
기회가 된다면 뵙고 싶다고, 이렇게 인사드렸다.
“한국 사람이고,
캐나다에서 태권도를 수련하고,
온 가족이 함께 하고 있어요. “
바쁘신 일정 중에도 흔쾌히 만나주시겠다고 하셨다.
임성민 관장님은 캐나다에서 무려 15년 품새 내셔널 코치를 맡으셨다고 한다.
품새를 가장 좋아하는 나로선, 말 그대로 아이돌을 만나러 가는 기분이었다.
식사 장소는 미리 예약해 두었는데, 마침 관장님이 자주 가시는 곳이라고 하셨다.
같이 저녁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관장님은 나를 꽤 신기하게 여기시는 듯했다.
“세계 품새 대회를 찾아보고, 그랑프리 영상까지 유튜브로 챙겨본다고요?”
어릴 때부터 태권도를 한 것도 아니고,
이민 와서 성인이 되어 시작했다니 더욱 놀라워하셨다.
짧은 만남 속에서 몇 가지 인상 깊은 이야기를 들었다.
태권도하는 사람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꾸준히 체력 훈련을 한다는 것.
관장님도 다음 날 캘거리 마라톤에 다른 사범님과 함께 참가하신다고 하셨다.
그리고 선수들의 훈련에 대해서도 강조하신 점이 인상 깊었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선수의 컨디션과 부상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라고.
선수의 건강을 우선시하는 마음, 정말 본받고 싶은 철학이었다.
솔직히 그날 저녁,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질문하고, 듣고, 이야기 나누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7~8시간 운전해 찾아와 준 것만으로도 고맙다”라고 하시며
관장님이 직접 공동 저술하신 품새 책에 사인을 해 선물로 주셨다.
언젠가 우리 가족의 태권도 이야기도 책으로 나올 수 있을까?
그 책을 선물로 관장님께 드리는 날이 오면 얼마나 뿌듯할까?
그런 상상을 해보았다.
헤어지며 생각했다.
우리 도장도 저렇게 세련되고 멋지게 운영되면 좋겠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함께 훈련할 수 있는 좋은 파트너가 많았으면 좋겠다.
태권도를 꾸준히 하다 보면, 언젠가 다시 관장님을 만날 수 있는 날이 오겠지?
꿈을 품어본다.
‘캐나다 태권가족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이야기가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