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시작된 우리 도장의 첫걸음

관장님이 도장을 그만두시고 이사를 가셨다. 갑작스러운 일은 아니었지만, 막상 현실이 되니 마음이 허전했다.

도장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고, 방학 동안 관원들이 자발적으로 나와 청소하고 정리를 도왔다. 도장은 다시 숨을 고르는 듯했다. 그리고 다음 주부터는 누군가가 수업을 이어가야 했다.

이제는 누군가가 이끌어야 했다. 단순히 수업만 하는 게 아니라, 도장을 운영하고 유지하려면 리더십이 필요했다.

4명의 블랙벨트 리더들이 자발적으로 책임을 나눴다.

우리는 지난주에 도장을 말끔히 청소하고, 수업 안내문도 벽에 붙였다.

수업 진행 순서와 지침이 필요했는데, 그건 신랑이 직접 수업 매뉴얼로 정리했다.

수업은 Head Instructor와 Assistant Instructor 체제로 운영하기로 했고, 그 구성은 특별했다.

우리 도장은 관원이 많진 않지만, 특이하게도 성인 블랙벨트가 많다.

그중에서도 오랜 수련 경험이 있는 성인들이 중심이 되어 사범님을 맡았다. 나처럼 막 블랙벨트를 받은 사람은 학생으로 계속 배우는 입장이고, 실력과 경험이 검증된 분들이 가르치는 역할을 맡은 것이다.

첫 수업은 누구에게나 긴장되는 순간이다.

사범님들도, 배우는 학생들도 조금은 어색했지만, 수업은 차분히 흘러갔다.

간단한 스트레칭과 워밍업, 태권도 기본 동작들을 중심으로 익숙한 루틴을 따라가다 보니, 첫날 수업은 무사히 잘 마무리되었다.

무엇보다도 수업을 하면서 다들 느꼈다.

도장이 뭔가 달라졌다.

정돈된 공간, 새로워진 분위기, 그리고 서로를 배려하는 시선들.

모두가 함께 준비한 이 변화는 공간에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었다.

신랑의 리드 하에 사범님들이 열정적으로 수업을 이끌었고, 수련생들은 어색함 속에서도 태권도를 계속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사범님들이 오롯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다른 성인들은 Student Support Coordinator Group을 꾸렸다.

우리는 미리 앱을 통해 스케줄을 공유하고, 매트 밖에서 아이들을 챙기고, 출석 체크와 기본 매너를 지도하는 역할을 맡았다. 나 역시 이 그룹의 일원으로 함께하고 있다.

이렇게 우리 도장은 이제 그룹 리더십을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다.

가르치는 분들은 모두 자원봉사자로, 페이 없이도 즐겁게 수업에 임하고 있고, 모든 시스템은 철저하게 돌아간다.

• 정해진 메뉴얼대로,

• 짜여진 스케줄대로,

• 그리고 가장 중요한 소통은 WhatsApp으로.

그렇게 정신없고 바쁘면서도, 어딘가 가슴 벅찬 일주일이 지나갔다.

우리는 혼란 속에서, 다시 길을 만들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