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닌 원을 바탕으로 한 아이들의 하루 일과
아침 6시 30분, 문이 열리며 시작되는 하루
내가 다녔던 데이케어는 신생아(Infants)부터 Preschool(취학 전)까지만 운영하는 곳이었다. 에프터스쿨은 없었고, 맞벌이 부모들을 위해 이른 오픈이 특징인 원이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내가 담임이었던 Toddlers(12~24개월) 반 기준으로 아침 일정을 소개해보려 한다.
6:30 — 데이케어 오픈
미국 데이케어는 생각보다 정말 ‘일찍’ 하루가 시작된다.
오픈조 선생님이 먼저 출근해 문을 열고, 등원하는 아이들을 맞이한다.
이 시간엔 Toddlers부터 Preschool 아이들이 한 교실에 섞여 지낸다.
(Infants는 예외. Infants는 전담 교사가 별도로 돌본다.)
만약 Infants 아이가 가장 먼저 등원한다면,
한 명은 Infant 교실로 바로 이동해 그 아이만 전담한다.
연령별 발달 차이가 크기 때문에 오픈 직후부터 분리가 이루어지는 구조다.
*Infant : 0-12개월 사이
6:30–8:30 — 섞여서 보내는 아침 시간
아침 8시 30분까지는 등원하는 아이들이 계속 들어오기 때문에
한 교실에 모여 자유롭게 활동한다.
나는 이 시간에 종종
그림 그리기, 클레이 놀이, 블록놀이
조금 큰 아이들과는 이름 쓰기, 알파벳 쓰기를 같이 함.
큰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잘 놀기 때문에 가끔 중재해 주기
이런 간단한 활동을 함께 했다.
이때의 아이들은 잠이 완전히 깨지 않은 채로 와서 교사에게 안기기도 하고,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기도 한다.
그래서 선생님들은 틈틈이 아이들의 편안한 순간을 사진으로 찍어 앱에 올린다.
아침 울음을 본 부모에게 “금방 괜찮아졌어요”라는 작은 안심을 전하는 시간이다.
8:40–9:00 — 간단한 아침 식사
선생님들이 제시간에 잘 도착하면, 각 반으로 이동한 후 아침식사를 한다.
하지만 비가 오거나, 교통 상황으로 인해 선생님 도착이 늦는 날이면
아이들이 한 교실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서야 각자 교실로 이동한다.
아침 메뉴는 매우 단순하다.
와플, 토스트, 팬케이크, 오트밀, 요거트
과일, 애플소스, 썬플라워버터
우유 (매일제공)
특히 6시 30분에 오는 아이들은 배가 고플 수밖에 없다. 그래서 아침 식사는 꽤 중요한 시간이다. 제대로 아침을 먹지 못한 아이들은 11시부터 엄청 칭얼대기 시작한다.
9:00–9:30 — 첫 번째 바깥놀이 (Outdoor Play)
내가 담당했던 Toddlers 반은 아침을 먹고 바로 바깥놀이를 하러 나갔다.
하루 중 아이들이 가장 활발하고 기운 넘치는 시간이다. 놀이터는 Infants와 Toddlers가 쓰는 작은 놀이터와 나머지 아이들이 사용하는 큰 놀이터가 있고 안전을 위해 울타리로 나뉘어 있다.
보통 '오전 바깥 놀이'를 하고 와서 기저귀를 가는데,
가끔 밤기저귀 그대로 데리고 오는 부모도 있어서 그럴 땐 나가기 전에 한 번씩 먼저 갈아준다.
기저귀 발진을 제일 걱정하는 몇몇 부모님들이 정작 본인은 아침 기저귀도 갈지 않고 데려오는 게 참 아이러니하기도 했다.
9:30 — 첫 번째 기저귀 갈기
10명 기준으로 기저귀를 갈면 빠르면 30분 or 길면 40분
대변 여부에 따라 더 시간이 걸릴 때도 있다.
기저귀를 갈 때 한 명의 선생님이 전담하고,
다른 선생님은 아이들 자유놀이 관리 + 사진 기록을 맡는다. 기저귀를 갈지 않는 선생님이 가장 힘든 시간이다. 혼자 10-12명의 아이들을 케어하는 게 엄청 어렵고 가장 사고가 잘 일어나는 시간이다.
10:30 — 서클 타임 (Circle Time)
아침 기저귀를 모두 갈고 나면 아이들을 한데 모아 책을 읽어 주고 그 달의 활동을 진행한다.
예를 들어 이달의 주제가 ‘곤충’이라면
곤충 모형을 만져보고, 곤충 사진을 보며 이야기를 나눈다.
주제와 관련된 노래와, 책을 읽기도 한다.
아마 이 시간이 아이들이 가장 많이 배우는 시간이라고 느껴진다.
하지만 Toddlers는 집중 시간이 짧다.
조금만 지루해하면 바로
노래 부르기
일어나서 춤추기
활동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우리반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내가 오기 전부터 Baby Shark였다. K문화의 위대함을 느꼈다.
솔직히 말하면 Circle Time이 교사들에게 가장 편안한 시간이기도 하다. 아이들도 엄청 이 시간을 좋아하고 참여적이기 때문이다.
11:00 — 선생님 점심시작 + 아이들 활동
Ratio에 따라 다른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오면 원래 교실에 있던 담당 선생님 두명은 돌아가며 점심을 먹는다.
아이들은 촉각놀이, 미술활동 등을 하고 손을 씻고 정리한 후 점심시간을 기다린다.
간혹 점심 준비가 늦어지면
아이들은 서둘러 “Eat”이라는 뜻의 수화(Sign Language)를 해 보이며 배고픔을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그냥 우는 아이도 있다.
* 우리는 매달 간단한 수화를 배우는 프로그램이 있다.
11:30 — 점심식사
점심은 대부분
파스타, 토스트, 모닝빵
고기 패티, 미트볼, 치킨너겟
스팀 야채 (브로콜리, 콜리플라워, 당근, 완두콩, 옥수수)
냉동과일이나 통조림 과일 (사과, 바나나 예외)
우유 (매일제공)
와 같은 간단한 메뉴가 잘 조합되어 나온다. 알러지, 유당불내증, 베지테리언을 위한 식사도 따로 제공된다.
미국 데이케어에서는 흔한 구성이다.
식사를 마친 아이들부터 차례대로 기저귀를 갈고 낮잠 준비를 한다.
여기까지가 오전의 일과이다.
다음 편에는 낮잠시간부터 하원까지를 다룰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