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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지 Oct 24. 2017

취미는 라디오 듣기: 수동적인 취미도 취미다

요즘 팟캐스트 듣는 재미에 푹 빠졌다.

한동안은 유튜브에 빠져 아침 저녁 할 것 없이 보고 다녔는데 이에 질릴때쯤 찾아 듣게 된 것이 팟캐스트다.

그중에서도 송은이 김숙이 진행하는 언니네라디오를 자주 듣는다. 처음에는 안영미의 전국지인고발 팟캐스트가 너무 웃기길래 찾아 듣다가. 언니네 라디오까지 듣게 되었다.

아침에 일어날 때, 저녁에 잠들때, 중간중간 운전할 때 듣기에 딱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언니네라디오 팟캐스트를 들으며 백양터널을 지나 퇴근하고 있는데

'언니네 라디오가 여러분의 취미가 됬으면 합니다'라고 언니들이 말한다.

문득 '아 듣는 것도 취미가 될 수 있구나' 생각이 든다. 취미라는 게 정말 별거 아닌데

그동안의 나는 뭔가 대단하고 특별한 것을 취미로 갖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했던거 같다.

그래서 돈도 많이 썼다. 그림을 그리러 화실에도 나가보고, 운동을 해볼까 여러 학원을 전전했다. 피아노를 배워보겠노라며 피아노레슨을 끊기도 했다. 그러나 번번히 실패했다. 나답지 못했고, 자연스럽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다.


지금 내가 꽂혀서 하고 있는, 일이 아닌 다른 그 무엇. 그 어떤 것이라도 취미가 될 수 있구나.

생각해보면 너무 쉽고 당연한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그동안의 나는 먼 공간에서 허우적거렸다.


의식이 살아나는 순간은 의지를 버리고 편안한 상태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오늘도 우연한 기회에 다시 한 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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