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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뇨 Jul 15. 2024

브랜드 컨설팅이 바뀌어야 하는 시점?

변화하는 브랜딩, 변화 없는 컨설팅

브랜드, 브랜딩이라는 단어가 어느 때보다 흔해졌다. Personal Branding, President Branding, 채용 브랜딩, Food branding 등 수많은 단어와 branding은 결합되고 함께 사용된다. 15년대부터 사용되던 Brand Experience라는 말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Brand라는 말만 남아 사용되고 있다. 현재 사회에서 사용되는 branding이란 새로운 가면을 쓰기와 같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드는 것에 대한 의미로 치중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방면으로 브랜드가 사용되고 있는 시기에 브랜드 컨설팅을 한다는 여러 회사들은 어떤 형식으로 브랜드 컨설팅을 하고 있을까?



최근 인하우스에 일하면서 여러 브랜드 컨설팅 회사를 만났다. 그분들의 보고서를 보면서 몇 가지 상황을 엿볼 수 있었다. 첫 번째로는 몇 년째 똑같은 스타일의 보고서라는 것이다. 리서치, 브랜드 전문 용어로 현혹하기, 근사한 키워드 만들기로 이어진 Presentation의 포맷은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두 번째로 정리를 해주는 것이 많았다. 브랜드 쇠퇴 요인 발견 및 해결책 방안, 브랜드 재활성화 등의 브랜드 전략이 있는 것이 아닌 이해관계자의 이야기를 듣고 관계자들의 말에 맞춰 말들을 정리해 주는 브랜드 컨설팅이 많았다.



주위 인하우스 디자이너나 MD들을 만나 이야기를 해봤을 때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정리를 해주거나 감성적인 단어를 만드는 걸로 그치는 컨설팅이 대다수. 그러다 문득 묘한 생각이 들었다. 브랜드라는 개념도 변화하고 타깃층도 세분화가 되며 심지어 필립코틀러 교수님은 마켓 6.0까지 쓴 시점에서 왜 브랜드 컨설팅은 바뀌지 않고 있을까? 왜 기업이 받는 브랜드 컨설팅에는 발전이 없는 걸까?




내부의 이야기를 민감하게, 기민하게

대행사에서 일하던 당시 대표님께서 재밌는 말을 하셨다. 브랜드 컨설팅은 고객사가 차고 있는 손목시계를 보고 몇 시인지 알려주는 것이라는 것. 그 당시 이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연차가 쌓이면서 점점 대표님께서 말씀하신 말이 와닿았다. 브랜딩에서 고객들에게 전달하려는 기능적 편익과 기능적 편익에 따른 감성적 편익은 벌써 내부에 있다는 것이다. In-depth interview, FGI를 올바르게 진행하면 컨설팅하고 있는 브랜드가 가고 있는 방향성, 가야 할 방향성, 추구해야 할 가치들이 도출된다. 이것들을 파악하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말로 정제해 전달하는 것이 일반적인 브랜드 컨설팅이다.



그래서 컨설턴트로 일할 당시 이쁜 단어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많은 것을 포괄하고 있는 단어, 심금을 울리는 단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머리가 커지고 실제 인하우스에서 브랜드를 만들고 운영 계획을 세우는 입장이 되니 대표님이 말씀하신 말이 다르게 느껴진다. 시계의 주인은 브랜드를 담당하는 creative director이며, 시계는 그 사람의 생각과 감성 그리고 본성이다. 즉 creative director의 생각을 파악하고 감성, 본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에 모든 답은 안에 있고 브랜드가 가게 되는 방향성도 내부에 있는 것이다.

출처: B CAST(youtube), ‘조수용의 고정관념을 깨뜨린 브랜드’


솔직한 제 마음을 말씀드리면 브랜드를 만든다, 브랜딩을 한다는 건 누군가 이거는 이게 좋은 것 같아요 막 조사해서 만들어지는 건 아니라는 거죠. 실제로 브랜드가 지닌 다양성, 독자성과 주관성이라는 것은 브랜드의 오너이자 그 브랜드를 실제로 컨트롤하는 가장 핵심에 있는 사람이 가진 캐릭터에 기반하거든요. 그러니까 그 캐릭터가 변할 때만 브랜드가 변하고 브랜드 전문가를 고용해서 바뀌거나 어느 브랜드로 변신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 B CAST(youtube), ‘조수용의 고정관념을 깨뜨린 브랜드’ 중에서




브랜드 컨설팅은 브랜드의 방향성을 정리하고 그 후 알맞은 이미지를 언어적으로나 시각적으로 정리한다. 이후 브랜드는 내부에서 운영된다. 그러니 브랜드에 대한 중요한 것들을 결정하는 creative director에 따라 브랜드는 변화한다. 고객들은 브랜드의 기능성을 넘어 브랜드의 가치관, 행동, 에너지를 본다. 브랜드가 가진 브랜드만의 고유의 감성과 오우라, 이런 것들은 결국 브랜드의 행동과 언어에서 느낄 수 있다. 브랜드의 언어와 행동을 만들어가는 사람, creative director의 의중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에 팀의 의견과 Creative Director를 빠르게 파악하고 정리하는 브랜드 컨설팅은 바뀔 수 없다. 빠르게 파악한다는 것은 재빨리 프로젝트를 끝낼 수 있음을 의미하고 잡음이 없음을 이야기하기에 심하게 휘둘리지 않는 선에서 프로젝트를 정리한다. Brand 중심부들의 말을 정리하고 이쁘게 만들어준다고도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정리를 위해서 큰돈을 드리고 대행사를 고용하진 않는다. 내부에서 보지 못하는 것들을 파악하고 이야기를 해줘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 브랜드는 시장, 소비자의 요구에 부합되도록 상품의 기능 관계 측면과 이미지적 관계 측면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것으로 충분히 효율적이었다. 하지만 브랜드가 변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그런 것들만이 브랜드를 구성하는 것이 아니다. 브랜드는 유동적이고 열망적이며 고객과 상호작용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대행사는 브랜드의 영속성을 위해 어떤 점을 도와줄 수 있을까?


기능적이고 경험적인 보상을 넘어 이제 브랜드는 또한 열망적이어야 한다. 이런 브랜드들은 물질주의적이고 쾌락주의적인 만족을 넘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는 서로를 이해합니다. 우리는 동일한 가치, 동일한 정신을 공유합니다.” 것은 이런 제품에 기초하지 않는 가치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너무도 중요한 이유이다.

- 장 노엘 캐퍼러, 『뉴패러다임 브랜드 매니지먼트』, 김앤김북스



기업은 어떻게 해야 칭송받는 브랜드를 개발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간단할 수도, 믿기 어려울 만큼 복잡할 수도 있다. 간단한 답은 기업도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해야만 이렇게 많은 가치에서 비롯된 혜택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다. 반면, 믿기 어려울 만큼 답이 복잡해지는 이유는 마케팅 분야가 아직까지 고객이 실제로 어떤 부분에 가치를 두는지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관점을 개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 박충환, 데보라 J. 맥기니스, 안드레아스 B. 아이신게리히, 『브랜드 애드머레이션』, 시그마북스




세세하게 가치 나누기

대행사에 근무할 때는 브랜드를 만드는 순서가 있으며 모두가 다 지켜야 한다 생각했다. 브랜드 컨셉 등의 브랜드 플랫폼을 만들고 브랜드 플랫폼을 중심으로 visual, verbal, marketing, sales를 하는 순서말이다. 근데 그건 너무나 이상적이고 안일한 생각이었다.



인하우스에 들어와 브랜드 리뉴얼도 경험했고 현재 새로운 브랜드 또한 lauching 예정 중이다. 이 두 과정 다 내 이상적인 생각과는 달랐다. 기존 존재하는 브랜드를 renewal 할 때는 브랜드가 멈추고 활동하는 것이 아닌 다음 season을 위해 브랜드의 products, service 등이 계속 운영되고 있을 때다. 그러다 보니 새 제품 개발, brand renewal, 마케팅 전략, 기존 제품 sourcing 등 수많은 일들이 한꺼번에 돌아간다. 지금 디렉터님은 현 상황을 “달리는 기차에 바퀴 바꾸기”라고 하였다. 그 정도 수많은 일이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브랜드의 본질과 모습이 바뀌는 것이다.

출처: oz racing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어떠할까. 브랜드 lauching일자는 경영 전략&운영팀에서 떨어진다. 여러 상황(건물 계약 금액, 입주 일정, 월세 등)을 고려해 최대한 -가 나지 않는 선에서 브랜드를 빠르게 lauching 해야 한다. 그렇기에 차근차근 브랜드를 설정하고 쌓아가는 것이 아닌 여러 대행사, 관계자들이 합쳐 동시에 브랜드 visual&verbal 개발, 제품 개발 및 sourcing, 콘텐츠 채널 전략 구축, 콘텐츠 제작 등이 이뤄진다. 그렇기에 브랜드 플랫폼이 만들어지는 것을 기다릴 새도 없이 많은 것이 결정되고 브랜드가 빠르고 부실하게 구축된다.



이렇게 수많은 것들이 정신없이 돌아가는 브랜드 안에서 브랜드 대행사는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브랜드의 중심 되는 essence를 찾고 브랜드의 핵심가치, 브랜드 action plan 등을 만들어주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물론 브랜드 플랫폼 구축과 좋은 아이디어의 action plan은 도움이 된다. 하지만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핵심가치를 나눠보는 게 어떨까.



내부에서 말한 것만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핵심가치에 정감성 혜택을 제공하는 키워드를 설정하고 그에 따른 how to 방법을 함께 말하는 것이다. 감각적인 브랜드는 인지적인 자극으로 고객의 생각과 감각을 좋게 만든다고 한다. 브랜드는 고객의 감상적인 생각과 유머, 공감, 감사, 향수를 불러일으켜 상호작용할 수 있다.



아니면 핵심가치 중 고객의 개인적인 신념, 희망을 반영하는 것도 방법이다. 신념, 희망을 자극하여 고객에게 소속감을 부여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현황&트렌드 파악, 고객 리서치, 명확하게 퍼소나(Persona) 작성이 필요하다. 그렇게 만들어진 데이터들과 퍼소나는 콘텐츠 전략을 짤 때나 sales 전략을 짤 때 또한 사용할 수 있다. 핵심가치를 내부가 공감할 수 있는 단어로 쓰는 게 아니라 어떤 혜택을 줄 것인지 파악하여 피나는 과정을 통해 만들었을 때, 도움이 되는 브랜드 컨설팅이 나온다.

어떻게 소속감을 느끼게 할 것인가. 출처: pinterest
개인의 신념과 희망, 소속감, 특별함은 일상에서 자주 도전받는다. 사람들은 지금의 모습이 자신이 되고자 하는 모습과 다르다는 사실을 빈번히 깨닫는다. 친환경에 가치를 두면서도 일회용 기저귀를 사용하는 행동처럼 가치와 모순된 행동을 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때도 종종 있다. 함께하고 싶은 그룹에서 거부당하고 소외감을 느끼거나 자신을 독특하고 특별하게 만들어줄 만큼 두드러진 특징이 하나도 없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공감성 혜택에 매우 민감하다. 브랜드들은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전문성 혜택을 능숙하게 제공하게 된 반면 이들이 제공하는 전문성 혜택은 대체로 비슷해졌다. 이에 덧붙여, 사람들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전문성 혜택을 당연하게 여긴다.

- 박충환, 데보라 J. 맥기니스, 안드레아스 B. 아이신게리히, 『브랜드 애드머레이션』, 시그마북스




현대 브랜드는 단순히 mark(표시)의 의미에서 벗어나 관계, 소속감 등 수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아마 조수용 디렉터가 B cast에서 말한 것처럼 인위적으로 브랜드를 만든다고 하는 시대는 원래 없었거나 있었다면 끝났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브랜드 컨설팅은 어떻게 해야 할까. 현재 대기업의 수요와 상황에 맞춰 과거와 같이 같은 내용을 반복하고 똑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인가?



이제 브랜드 컨설팅은 ‘인위적임’에 집중해야 한다. 인위적이지 않은 브랜드, 자연스럽고 고객들에게 기능적인 편익과 기능성으로 인한 감성적 편익을 넘어 공감성 혜택과 정감성 혜택을 줄 수 있는 브랜드. 그런 자연스러운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브랜드 컨설팅은 어떻게 진화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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