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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ySu Mar 16. 2023

경건한 감사

한결같은 선물 

동이 터올 무렵 눈을 뜨고 창을 열어 저 끄트머리 붉게 물들어 번져가는 아침의 하늘을 바라보는 것이 

요즈음의 변화라면 변화랄까. 

나의 아침은 특정한 이유나 계기도 없이 그렇게 시작하게 되었다. 

초록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공원에 나가 파랗디 파란 하늘을 바라보고 , 해질녘의 다리 너머로 서서히 ,

온갖 다양한 색채를 하늘을 도화지 삼아 그려내는 현실같지 않은 붉은 하늘을 바라보고 있자면 ,

나는 내 눈으로 그 모습을 직접 담아낼 수 있음에 경건한 감사를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며칠 새 몸이 많이 좋질 않았다. 

마음처럼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다는 것이 얼마나 불행한 일인지, 그닥 심하지 않은 몸의 질병반응에도 

나의 마음은 서글픔으로 사로잡히곤 한다. 

하지만, 그와 더불어 선물처럼 찾아오는 소중한 깨달음은,  늘상 그렇듯  내가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살았던 자연의 존재에 대한 경외감이다. 

언제나 늘상 찾아와준다는 이유만으로 때로는 너무나 당연시되고 외면당하고 있을지 모르는 , 

완벽한 흉내가 절대 불가능한 그러한 자연의 색과 힘 말이다. 

나는 하늘을 사랑하고, 그의 벗 구름을 사랑하고, 강가의 슬쩍이는 바람을 사랑하고 , 초록의 생생한 것들을 너무나도 사랑한다. 

그들로 인해 내가 이렇게 무사하게 살아가고 있음에 너무나도 감사하다.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있는 공원이  그래서 나는 너무 좋다. 

나를 숨쉬게 하고 , 사색하게  하고, 두근 거리는 흥분감을 다시 되찾게 하는 곳.

나는 '잠시 멈춤'을  내게 늘 당연하게 선물해주는 이 곳을 너무나 사랑한다. 

나의 평생에 이러한 잠시 멈춤의 시간을 잊게 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바쁨 속에서조차도 마음 한켠엔  모든 이가 이러한 시간을 선물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감사한 마음으로 일출의 따스한 빛을 받으며 , 그럼 오늘 하루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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