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름을 사랑해
뜬금없이 멈춰서는 순간이 있다.
나는 하늘을 사진 찍는 것을 참 좋아하는 사람이다.
매일 걷는 길, 고개들어 하늘 한번 바라보고 우뚝 멈춰서 감탄에 감탄을 마지않는다.
탁 트인 공원이나 나들이 간 넓직한 어느 공간에서는 나도 모르게 절로 감탄사가 뿜어져나오기도 하지만
대개 걷는 그 길에서는 내 안에서만 울리는 감탄이다.
종종 찍어댄 하늘 사진들이 하나의 모음집이 되어가고 있따.
매일 달리 펼쳐놓는 저 하늘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
푸른 날에도, 같은 푸름인 듯 하지만 묘하게 다른 푸름이다.
그저 떠밀려 흘러가는 구름같지만, 매일 그 구름들의 몰려다니는 생김새가 상상에,상상에,상상에 꼬리를 물게 만든다.
더 할 나위 없이 감동인 것은 하늘의 푸른 색을 바탕으로 제 멋대로 한껏 꾸민 모양의 흰 구름들과 신록의 색감이 어우러질 때이다.
그리 아름다운 그림이 또 존재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다. 감동으로 벅차오르는 선물같은 그런 '조합'이다.
각자 다른 색깔인데, 한 몸인듯 너무나 잘어울리는 색채로 이곳저곳 세상을 그려내고는 파티같은 하늘이 좋다.
과거 어느 시점의 나는 너무나 바빴고, 일과 사람들로 인해 많이 지쳐있었고 마음이 아팠더랬다.
45도만 고개를 젖히면 볼 수 있는 하늘을 하루 한번도 쳐다보지 않고 살았던 시절이었다.
지나고보니 굳이 그 나이를 그렇게 살았어야만 했었나 하는 후회감에 쓴 웃음이 배인다.
하지만, 그 또한 내가 살아온 나의 흔적이고 그 나이에 할 수 있는 고뇌였다고 생각한다.
생각해보면 누가 강제한 것이 아니었음에도 매우 충실한 강도로 스스로 그 고뇌를 수행?했었다.
그 시기를 겪었기에 지금은 이렇게 조금은 내려놓을 줄도 알며 살아가는 마음자세도 갖춰지고 있는게 아닐까.
척박했던 시기들이 나의 자양분이 되었음으로, 이로써 나의 고됬던 청춘의 시기는 이미 위로받음과 마찬가지다.
나는,
동이 터 해가 주욱 올라오는 것을 보았다.
붉게 퍼져나리는, 지는 해를 바라볼 것이다.
오늘도 맑은 중인 하늘이다.
마음에다 종.일. 그 푸르름을 옮긴다.
그럼으로써 나는
하늘과 닮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