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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ySu May 25. 2023

순간이동

라디오의 음악을 따라...



며칠전부터 , 늘 구석한켠에 치워두고 장식품인냥 작동 한 번 시키지 않았던 라디오를 꺼내 하루를 열고, 하루를 지내고, 하루를 마무리 하고 있다.

그닥 관심없던 요즘의 음악도 듣게 되고, 반가운 옛 음악들도 많이 듣게 되니  무료했던 생활들에 조금은 활력을 불어넣게 되는 모양새다.


가끔씩 유투브 검색을 통해 골라듣던 음악을 제외하고는 -그래서 자연스레 노래도 편식하게 되었지만-  라디오 디제이가 틀어주는 대로 듣다보니, 잊고 있었던 노래들도 많이 접하게 된다.

여고시절 친구들과 신나게 불러대던 노래, 스무살의 대학 새내기 시절 장기자랑에서 불렀던 노래, 스물 그리고 서른 그 시절 거리마다 울려퍼지던 노래들,  사랑에 빠져있던 여러 순간들, 그 음악과 함께했던 많은 사람들.

들으면 자동으로 팝업창처럼 열려버리는 사랑했던 사람들의 얼굴까지...


다양한 노래의 형태로 젊은 날의 사랑과 추억  그리고 우정이 영화 '인사이드아웃'장기 기억구슬처럼 보관되고 있었다. 


아, 이 노래! 하면서 문득 애틋하게 그리워지는 사람들.


어느곳에서 어떤 모습으로 지내고 있을까? 그들의 삶은 어떤 모양으로 만들어지고 있을까?

어떤 얼굴로 나이들어 가고 있을까?

어느 곳에서 만난다면 그때의 ' 우리' 는 서로를 알아볼 수 있을까?

서로 마주하면 서로의 나이듦이 부끄러워지지는 않을까?

영원히 그 때의 그 싱그럽던 모습으로 기억되는 일이 쨍그랑 깨져버리고 ,그리움마저 그만 끝나버리게 되는건 아닐까?  



누구에게나 리즈시절은 있다.


그냥 존재자체로 싱그럽고 통통 튀고 사랑스럽고 밝고 환한 아우라가 늘 함께 하던 시절말이다.

가끔씩 미치도록 그리웠던  빛이 나던 아름다운 그 시절로 , 나는 라디오 음악과 함께 순간 이동된다.

'타임머신이 있다면 한 번만 그때로 가서 그때의 사람들을 만나고, 그때의  감정들을 다시 느끼고 싶어'

하고 나는 더러 말하곤 했었는데.....

감사하게도 라디오가 그 타임머신이 되어 주고 있다.



나는,


라디오를 틀어놓고 간간이 마주하게 되는 추억의 노래를 들으며, 많은 사람들을 떠올리게 되길 바란다.

그 때의 사람들을 더 사랑하는 마음으로 남겨두길 바란다.

뒤늦은 용서가 필요하다면 지금이라도 용서할 수 있기를 바란다.

보고싶은 사람이 있다면 , 그때의 그 사람의 모습을 불러내어 지금의 행복도 빌어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어느 누군가들도 역시 우연찮게 듣게 되는 옛 음악들을 듣고 나란 사람을 미소와 함께 반갑게 떠올려주기를 바란다.


보고싶다. 그립다. 그 모든 시절 , 모든 곳의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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