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그 힘
간만에 찾은 중고서점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발간 잡지 몇 권을 챙겨왔다.
커피와 함께 가벼운 마음으로 휙휙 넘겨볼 요량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미간에 주름까지 드리우며 집중하고만다.
실려있는 글들 중에 정신분석학 박사인 이수련 박사님의 글을 느린 템포로 숨을 낮추고 조심히 곱씹어 읽었다.
[ 다른 사람과 이야기 할 때 생기는 일] 이라는 제목으로 나는 글을 통해서 바라는 조언을 얻었다.
아니, 알아야하고 받아들여야 할 것들에 대해서 인정하게 되었다고 해야하나.
글은 ,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면 달라지는 것이 생긴다고 했다. 바로 그 자신의 태도라는 것.
우리는 누군가에게 힘든 나의 상황을 털어놓으며 속을 드러내어 듣는이로 하여금 나를, 온전히 '내'가 되어
이해해 달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렇게 얘기한다.
" 너무 고민하지마, 너만 그런거 아니야. 나도 힘들었어.나도 그랬어.누구나 그럴수 있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온전히 이해받고 싶었던 내 마음은 떨떠름한 쓴맛의 허전함으로 더 그득 차오르는 경험을 하게 되곤 한다..
이것은 내 고통을 이야기하는데, 자기도 힘들다 하고 다들 그렇다고 하면서 내 고통을 별것 아닌 것으로 치부해버리는 상대의 표현방식의 문제일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 우리는 같은 사회, 같은 환경, 같은 조건들 속에서 같은 경험을 공유하는 것처럼 보여도 각각의 개인은 오직 자신만이 가진 고유한 몸과 마음, 그리고 자신이 살아온 삶의 궤적을 통해 독특하고 고유한 경험을 하게 된다. 고통도 마찬가지다. 한 사람의 고유한 고통을 다른 사람이 이해하고 공감한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두 사람이 똑같은 일을 겪었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각자 오직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 일을 겪기 때문이다. '
미처 헤아리지 못했다.
주어진 같은 환경, 같은 상황이 그저 '같은'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나는 알지 못했다.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 일을 겪어내는 것이라는 말이 쿵 하고 큰 깨달음을 주었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상대가 이해해 줄 수없던 부분들에 대해서 서운해 하고 원망할 이유조차 없었던 것인데.....
우리가 타인으로부터 고통을 완전히 이해받지는 못하더라도 , 다른 사람과 이야기 나눴다는 그 자체의 의미로 우리는 오롯이 홀로 고통을 감내하지 않아도 되는 그 방법을 찾게 된것이라 했다.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그 행위만으로도 홀로 고통속에 있던 나 자신의 태도는 이미 달라지고 있다. .
내 속을 털어놓음으로써 내가 바꾸고 싶었고 구제하고 싶었던 것은 바로 고통에 빠진 나 자신이었다는 것을,
혼자만이 끙끙대던 문제에서 벗어나 이미 상대와의 '소통' 을 시작했다는 것.
바로 그것이 이미 이뤄진 변화이자 이미 이뤄진 이야기의 목적이었다.
나는 이제야 '소통' 의 사용법을 알게 되었다. 변화된 소통의 방식으로 나는 또 '변화'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