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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으로 얻은 것들

두 번의 휴직을 맞으며

by 쏘니

June은 6월생이다. 개띠 6월생.

임신 기간에도 출산 후에도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다.


맞벌이 가정에게 아이에겐 축복이자 계획이다.

언제 아이를 갖고 언제 낳고 어떻게 키우고 휴직 일정과 복직 일정을 계획하고 어린이집은 어떻게 할 것인지.


나는 출산휴가 3개월+육아휴직 1년이 되는 회사를 다니고 있어서 5월부터 출산휴가 후 1년간 육아휴직을 붙여서 사용했다.

9개월쯤부터는 집에서 5분 거리의 어린이집을 다니며 적응시키고, 돌이 지난 7월 말, 휴직을 끝내고 복직했다.


복직을 위한 계획도 필요하다. 등원은 어떻게 할 것인지 하원은 어떻게 할 것인지. 나와 신랑이 상호 협의하에 난 8시 출근 17시 퇴근 하원담당, 신랑은 10시 출근 19시 퇴근 등원담당이 되었다.


등원은 아이를 깨우고 밥을 먹이고 씻기고 입히고 준비물을 간단히 챙기고 보내야 한다. 아침은 간단히 냉동볶음밥으로 대신했고 준비물은 밤에 챙겨뒀었다. 식재료가 떨어지면 쿠팡이 도와줬고 켈리가 도와줬다.

다행이도 신랑 회사는 자율출근이라, 아이가 아프면 소아과에도 갔다가 출근하고, 재택근무도 일부 할 수 있었다.


난 아니었다. 17시 퇴근은 말이 좋아 17시이지 17시 반, 18시를 안 넘기면 다행이었다. 아이는 많이 울기도 했다. 엄마가 안온다고 우는 날도 있었다. 하지만 아이는 큰다. 어느 날 엄마가 안와도 울지 않았다고 씩씩하게 있었다고 말을 했다.


하지만 회사가 바쁜 4분기는 야근을 피할 수 없었다. 시가는 멀리 있고 그나마 가까운 버스타고 20-30분 거리의 친정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엄마도 아버지도 모두 일하시는데 조퇴를 하시거나 아버지는 개인사업자이니 일을 쉬시거나 했다. 울기도 많이 울었다. 아이 키우기 정말 쉽지 않다. 몸도 마음도 어려운 시간들이었다. 하지만 아이는 큰다. 그렇게 아이가 5돌 생일이 지나고 여름, 복직 후 4년 만에 우린 1층 빌라에서 34층 아파트로, 서울에서 인천으로 이사를 했다.


공공기관에서의 휴직은 관대하다. 부서에 미칠 영향이 있지만 직원의 휴직을 막지는 않는다. 계약직은 채용이 되고 나는 다시 휴직을 들어갔다. 왕복 3시간을 다니며 아이를 새로운 동네에 적응시키고, 등하원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기엔 어려울 거라 생각했고, 신랑과 협의하여 2년간의 무급 휴직 중이다. 곳간은 비어간다. 쾌적한 환경과 맞바꾼 대출금과 관리비, 기타 생활비가 만만치 않다.


하지만 그만큼 아이와 여유를 갖고 함께 할 수 있다. 아이와 쿠키 만들기도, 아이와 케이크 만들기도, 동네 산책도, 여행도 많이 다닐 수 있다. 물론 다 돈이다. 하지만 이러려고 모아둔 돈이다. 이건 아직 1년 반 가량 남은 육아휴직 시간과 지난 시간에 대해 기록하려는 글이다. June에게도 이런 시간이 있었다고 나중에 보여 줄 수 있기를.

100일 경의 J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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