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후 드디어 아버님이 집에 오셨다. 주말에 일을 하기도 하시고 강원에서 인천은 아무리 빨라도 3시간이 넘는 여정에 계속 다음에 오시겠다고 한 터였다. 이번엔 시간이 맞아 주말에 아가씨네 가족과 어머님 아버님이 함께 오셨다.
주중에 조금씩 정리할 건 정리하고 음식을 뭐할지 생각하며 쓱과 쿠팡으로 준비를 마쳤다. 더우니 차가운 음식을 하고 싶어 골뱅이소면과 오리훈제 야채말이를 준비했다. 무쌈을 마는 것까지 하기엔 체력이 딸려 모두 준비해 놓고 김치찌개와 소고기전골도 했다. 멸치도 볶고 동그랑땡도 살살 준비했는데 시간은 훅 가서 토요일이 됐다.
어머님이 족발을 먹었으면 하셨고 씹을 거리가 있으면 좋겠어서 해물찜과 족발을 배민으로 시켰다. 그런데 배민에서 연락이 와 음식이 잘못갔다고 집 앞에 내놓으란다. 문제는 이미 해물찜과 족발이 다 와 있다는 건데 배민에서 무슨 매장인지 알려주지 않은 거다. 그래서 나중에 온 족발을 내놨는데 배민에서 다시 연락이 와 다시 음식을 갖다 줄테니 폐기 혹은 드시라고 한다.
조금 뒤에 해물찜이 하나 더 왔다. 족발이 아니라 해물찜이 잘못 왔던 거다. 아버님은 1+1 해물찜이라며 날을 잘 잡았다고 하셨다. 음식도 꽤 많이 남았고 해물찜은 하나가 통으로 남아 아침 반찬까지 편히 먹었다. 완전 럭키비키다.
어머님이 우리집에 오실 때 항상 음식을 그러니까 김치나 나물 등을 해오시는데 신랑이 미리 전화를 넣어 냉장고 칸이 적으니 소량만 부탁드린다 했다. 어머님과의 텔레파시도 통했다. 딱 비워낸 만큼 채워 주셨다. 알타리와 나물 등 냉장고가 꽉꽉이다.
결혼 초기에는 힘든 때가 있었고 많았다. 하지만 아이를 낳고 이런 저런 일을 겼으며 시간이 약이다 하는 순간이 있다. 물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지만. 서로 맞춰가고 맞춰주고 생각해 주는 게 예전보다 더 수월해 지는 거 같다. 평온하게 만나고 헤어지고 하는 소소한 행복이 이어지길. 모두 건행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