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드디어 승진을 했다.
7년? 8년? 회사에서 알게 된 그녀는 잘 하는데 조금은 어려운 사람이었다. 원칙은 알지만 나름대로 해석하고 규칙은 있지만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서 일이 되게끔 하는 게 아니라 일이 어떻게 되는가에 치중하여 과정이 긴 사람이었다. 이해를 시키기에는 어려움이 늘 있었고 이해를 해도 본인화 해서 체득하여 진행해야 했기에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일이라는 게 기한이 있고 룰이 있어 하나하나 다 보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갔고 드디어 그녀가 승진을 했다.
오랜만에 축하 연락을 넣었다. 겨울에 따뜻한 연락 고맙다고 회사 근처에서 밥을 같이 먹자고 한다. 회사 근처는 지금으로서는 싫지만 알았다고 했다.
그녀를 알게 된 지 시간이 지난만큼 그녀도 성장했겠지. 우리 집 어린이도 세포에서 어린이로 쑥쑥 자라는 시간이었으니 짧은 시간은 아니다. 여러 일이 있었고 그만큼 단단해지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녀가 앞으로도 승승장구하길 정말 바란다.
요새 이런 저런 생각이 많다. 나의 회사생활을 부정당하는 것 같은 경험을 겪으며, 앞으로 어떻게 해 나가야 할 것인가 질문이 마음 속에 항상 있다. 대안은 뭐가 있을까 고민하게 되는 찰나 승진 소식이 들렸다. 동년배 과장은 차장이 되었다고 하고, 일한 시기가 짧은 대리는 과장이 되었다고 한다. 이게 맞나 싶지만 회사 일이다. 이 회사에 내가 다시 가야 하나? 고민이 많이 된다.
오늘부터 취학통지서를 온라인으로 발급받을 수 있는 날이었다. 세대주가 아니라서 신랑에게 부탁해서 자료를 pdf로 받았다. 아침에 들었던 초등학생 적응 관련 강의에선 입시까지 이어지는 긴 레이스가 시작되었다고, 강요하지 말고 들어주는 엄마가 되어 고등학교 때까지 열과 성을 다 할 수 있게 준비가 필요하다고 한다. 과연 내게 지금 필요한 건 무엇인가. 생각이 많아지는 밤이다.
여하간, 10여 명이 승진했다고 한다. 모두에게 축하를 날리며, 안녕한 회사생활을 기원하고, 나에게도 평안이 찾아오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