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취함존중 Nov 15. 2022

강간을 방지하기 위해 강간 포르노를 보여줄 필요는 없다


강간을 방지하기 위해 강간 포르노를 보여줄 필요가 없듯이 모금을 독려하기 위해 학대 사진을 전시하고 심지어 숨은 그림 찾기 하듯 상흔의 갯수를 찾으라는 건 또 다른 종류의 학대다. 사진의 모델은 윤리 문제 때문에 당연히 진짜 학대 피해자일 리도 없고.


대다수의 모금성 비영리재단-우리가 익히 아는 유니셰프나 세이브더칠드런 같은 글로벌 단체를 포함해-은 모금액이 많아지면 규모도 커지지만 운영인력도 함께 많아진다. 즉 인건비도 함께 증가한다는 얘기. 


모든 비영리 단체는 굴리는 사업비 금액이 많아지면 운영비도 증가하는 모순에 빠지게 되고 동시에 규모의 경제가 달성되는 일반경제경영의 법칙을 달성하게 된다. 비영리단체의 순수성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조직을 굴리는 방법은 없을까? 


그 많은 모금액들은 어디로 가고 어떻게 쓰이는 걸까? 




올해가 가기 전, 나는 꾸준히 기부하던 3개 단체 중 2개 지원을 중단하고자 한다. 둘 중 하나는 후원 중지 방법을 몰라 자동이체가 계속 빠져 나갔고 다른 하나는 끊으려던 순간에 전혀 예측불가하게 지인이 단체의 장이 되는 바람에 중지를 요청하려던 수화기를 내려 놓았다.  


DAO, Decentralized 탈중앙화의 번역을 분산이라 번역 하는 것에 완전히 반대하는 사람으로서 국가 중심 중앙정부 체제에서 우리가 수십년간 해결하지 못한 고민의 상당 부분을 해소할 수 있을 가능성을 보고 있다. 국가주의 체제 하에서는 주식회사 유한회사 사단법인 재단법인 그 형식이 어떠하든 구조상 불가능한 여러 모순들을 크립토 생태계에서 실험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크립토는 하나의 새로운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실험이며 20세기 중반, 자유를 부르짖던 히피와 펑크들에게 불가능했던 시스템이 기술력을 기반으로 다양하게 태동하는 불가피한 현상이다.


크립토 생태계와 블록체인의 파급력은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집단 명상의 원리와도 매우 흡사하다. 누가 누구인지를 알 필요없이 동일한 순간 같은 염원 각자의 방식으로 전쟁과 분쟁 이벤트 대신 평화력을 증가시키는 것. 


홀로그램 지구에서 매트릭스의 빨간약을 먹은 사람들은 결코 이전의 세계로 돌아갈 수 없다.

매거진의 이전글 인식은 경험에서 비롯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