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보다 양조장 비즈니스 쉽게 설명하는 사람 나와 보세요
안녕하세요, 항상 응원하고 있는 XX님들~~
제가 가족도 아니고 돈 받은 것도 아니지만 열정적으로 일하는 모습에 제가 이 바닥에서 컨설팅이나 브랜딩 안 해본 종류의 술이 없고 안 가본 양조장이 없어서 몇가지만 도움 말씀 드릴게요.
전제
위 전제에서 부터 모든 문제와 해답이 파생됩니다.
조언
1. 주류제조사는 항상 내 술이 시장에서 팔리는 과정에 대해 먼저 채널 설정을 하고 마케팅/가격 전략을 세팅합니다. 가격 전략의 결과물이 가격 정책(이 과정을 프라이싱 pricing이라 함)이며 유통 전 설정하여 영업, 마케팅으로 채널을 뚫고 고객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그것이 스마트스토어든, 외부 도매/소매상, 주점, 밴더들이건 상관없이 (주류 혹은 전통주) 제조사에서 먼저 시뮬레이션하고 설정합니다. 그래야 협상이 가능합니다.
이 모든 과정을 좀 똑똑한 척 말 하면 마케팅4P mix 정도 되겠네요.
2. 내가 만든 술을 팔아주고 알려주는 사람에 대한 리워드/보상/마진을 생각하지 않으면 술이 잘 팔리지 않습니다. 팔리는 것 같아도 빠르게 한계가 찾아옵니다. 우리는 생태계에서 항상 당사자 뿐만이 아니라 얽힌 이해관계자들을 최대한 고려해야 합니다. 이를 상생이라 하며 넓게는 지역사회, 국가, 지구가 포함됩니다.
3. 대기업이나 수입사들은 다르지만 전통주 양조장은 규모가 작기 때문에 엔드유저인 최종소비자 부터 중개상, 밴더, 브로커, 음식점, 마트, 편의점, 수입/수출상까지 영업은 해당 채널(고객도 바이럴을 해 줍니다)이 마케팅은 브랜드사가 한다고 심플하게 생각하시고 채널 전략과 고객여정지도(어렵지 않습니다. 부스 경험을 토대로 고객이 내 술을 사는 동선)를 그려보십시오.
영업이 직접 사달라고 말하는 거라면 마케팅은 끈질기게 인지도를 쌓아 퍼포먼스를 내는 과정입니다.
결론
1. 저희는 마진이 없는 술은 납품받을 수 없습니다. 소비자가와 같은 가격으로 납품받기 힘듭니다.
(XX 아니면 이런 얘기도 안 했어요. 그냥 저희는 못 팝니다 하고 끝입니다. 이게 정직한 거죠. 술 받아가고 돈 안 주는 양아치들 보다는. 그래서 저희도 소매 남기고 도매 폐업했습니다. 많은 양조장 술을 취급할 필요가 없어서요)
2. 좋은 술은 세상에 많고 지금도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술의 경쟁력은 맛에서만 나오는 게 아닙니다. 시간과 노하우를 투자하면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경쟁자는 언제나 치고 올라 옵니다.
3. 상생(조언의 2번과 연결)하지 않는 양조장과는 협력하기 어려우며 시작해도 한계가 금방 옵니다. 모르는 게 있다면 묻고 도움이 필요하면 요청하세요.
개인적으로...
저는 이제 양조장/생산자를 설득하면서 일하지 않습니다. 너무 많은 실패와 통수를 맞았고 그 세월동안 많은 좋은 곳들이 생겨났기 때문에 비즈니스에 관해 바로 답이 오갈 수 있을 정도로 핏 맞는 곳을 찾는게 훨씬 빠릅니다.
저는 현대사회에서 속도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결론 2번과 연결). 내 비즈니스는 오래 가겠지만 성과는 빠르게 나와야 합니다.
XX이 앞으로도 계속 OBM전략으로 가고 싶다면 브랜딩, 브랜드 마케팅에 모든 자원을 쏟아 부어야 하는데 그렇다면 최소 1-3년의 장기전을 짜야 하고 지금 당장 현금이 필요하면 프라이싱과 채널 전략으로 현금 흐름을 만들어서 존버를 해야 합니다.
이상입니다. 항상 응원하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