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엔 삼계탕 말고 대게다 대게
2018년 1월. 강구항.
어른 되어서 미식하려면 미식하는 집에서 자라는 건 매우 중요하다.
나는 겨울만 되면 직접 울진이나 영덕에서 스티로폼 아이스박스에 직접 생대게를 공수해 오는 아부지, 살아서 펄떡거리는 대게를 찜통에 넣어 바로 쪄서 살 발라내 주는 엄마가 있는 집에서 자랐기에 어렸을 때 그 맛은 어른이 되어서도 생생하고 마치 파블로프의 개처럼 제철이 오면 그 음식을 먹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고운 심성을 지니고 있다.
안 가겠다고 버팅기는 짝궁을 차에 태워 영덕으로 충동적으로 고속도로행ㅋㅋㅋ
가기 전까진 가기 싫다고 투덜대지만 막상 가면 나보다 더 잘 먹는 인간이다.
손톱에 낀 게 때가 아니라 게 내장임!
난 이런 데 단골 같은 거 안 믿는다.
여기 사는 사람 아니면 단골 같은 거 없다.
그때그때 가서 젤 물건 좋은 집 가면 된다.
요즘은 가격도 다 비슷하고 상차림비도 큰 차이 없다.
다음에 굳이 찾아갈 거 같진 않다.
아무튼 20kg 사서 엄마랑 동생네도 보내고 우린 여기서 4마리 먹고 2마리는 집에 싸 왔다.
요즘은 러시아산 킹크랩이랑 대게가 훨씬 살도 많고 탱글탱글하고 좋더라.
수입이라고 무조건 거부하지 말고 먹어보자.
수온이 낮아서 그런지 국산, 러시아산 둘 다 먹어 봤는데 솔직히 러시아산 승!
둘다 사실 없어서 못 먹지.
겨울엔 삼계탕 말고 대게로 몸보신 하는 겁니다 녀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