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인이 아니야

< 슬픔 >에 대하여

by 모과

나는 미인이 아니다. 그리고 내 딸도 미인은 아니다. 그래서 최근에 '세상의 기준'에 대해서 알아가고 있는 아이가 "엄마, 나는 예쁘지 않아"라고 말했을 때, 속으로 '올 것이 왔구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런데 나는 자라나며 이런 말을 누구와도 나눠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리고 내 안에서 이것에 대한 적절한 답을 찾아보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순간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대답은 이게 전부였다. 나름의 최선이었달까.



왜~ 우리 딸 예쁘지~



그런데, 이 말을 들은 아이의 표정은 전혀 밝아지지 않았다. 그리고 같은 말을 반복할 뿐이었다. "아니야, 예쁘지 않아" 그래서, 나는 일단 후퇴했다. 더 적절한 답을 찾기 위해서..


동네에 육아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나보다는 나이가 어리고, 아직 키우는 아가들도 어리지만, 나는 종종 그 친구의 의견을 새겨듣곤 한다. 누구의 말이든 해주는 조언이 맞다면, 수용하고 앞으로 나아가면 되니까. 그런 소통이 가능한 대상이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친구를 만났을 때, 이 숙제 같은 상황을 풀어놓았고, 정답이라고 볼 수 있는 답을 듣게 되어 기뻤다. 친구 본인이 어려서 엄마에게 외모에 대해 고민했을 때, 엄마가 해주셨다는 이야기는 내 입고리마저도 올라가게 했다.



너는 예쁘지 않아.
하지만, 엄마 눈에는 정말 정말 정말 예뻐!



나는 집으로 돌아와 첫째에게 같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 말을 듣고 아이는 '생각하고 있던 것이 기정 사실화된 것에 씁쓸하지만, 왠지는 모르게 기분이 좀 나아진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약간 부족했다. 그럼에도 '더 예뻐지고 싶은‘ 아이의 마음이 나에게도 느껴졌다. 그것은 아이의 순수한 '욕구'였다. 예뻐지고 싶은 마음, 그것을 어떻게 다루면 좋을지 나는 또 생각에 잠겼다.



사실 엄마도 그래
엄마도 더 예뻐지고 싶어



이것은 내 솔직한 욕구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딸에게 내 마음을 그대로 이야기해 보았다. "엄마도 더 예뻐지고 싶어. 우리 매일 더 예뻐져볼까?" 성형을 의미한 것은 아니었다.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것이었다.


물을 더 많이 마시기, 땅을 보고 걷지 않기, 등을 더 펴고 앉기, 입술을 뜯지 않기, 예쁜 말씨를 연습해 보기, 불편한 마음은 말로 잘 표현해 보기 등등을 아이와 이야기 나눠보았다. 이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외모에 대한 생각에 매몰되어 있던 아이가 '그것에서 점차 자유로워지는 것' 같았다. 그쯤 되니, 한 가지 부정할 수 없는 새로운 '사실'이 떠올랐다. 내 눈에는 정말 그렇기 때문에, 나는 확신에 차서 아이에게 이렇게 얘기해 주었고, 아이는 더 웃었다.



너는 아름다워!



이게 바로 육아 친구가 엄마에게 들은 그 문장이 아닐까! 친구의 친정엄마는 분명 이렇게 '확신'에 차서 딸에게 이야기를 해주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친구는 지금처럼 당당하게 자라난 것이 분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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