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명퇴를 했다.

나도 곧 그 길을 가게될까......

by 하늘빛바다

내가 몇년 전 명퇴를 고민하던 시점에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친구가 있었다. 고등학교 1학년때부터 3학년까지 줄곧 같은 반 이었고 절친까진 아니었지만 나름 친하게 지냈던 친구. 서로 같은 대학 같은 과에 지원한지 몰랐는데 학교에 붙고 나서 같은 곳에 다니게 된걸 알게 되었다. 그후로 20년도 더 지난 지금까지 그녀와 나는 잦은 연락은 없어도 언제나 그렇듯 서로에게 고마운 사람으로 존재하고 있다.


그런 그녀에게 오늘 연락이 왔다.

명퇴처리가 되었다며...!

'축하해야 하는거 맞지?' 라는 나의 메시지에

'ㅋㅋ 그래' 라는 답을 준 그녀.


당장에 그녀와의 만남을 약속했다.

연락을 마치고 그녀의 기분이 어떨까 생각해 봤다.

나였다면... 나였다면....


무언가 나의 일부라 떨어져 나가는 느낌. 마음 한 쪽 구석을 떼어낸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줄곧 명퇴를 고민해 오다 다시 한번 부딪혀 보자는 마음으로 휴직 9년만에 복직을 한 나는 학교가 결코 싫지만은 않았다. 물론 학교의 배려로 비담임과 비교적 쉬운 업무 배정을 받았고 좋은 동료교사들과 합리적인 관리자 분들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그게 아니었다면 아마 그녀와 나는 같은 소식을 동시에 듣게 되었으리라.


어쩌면 한 발짝은 멀어진 나의 명예퇴직과 그와는 정반대로 한뼘 만큼 가까워진 교직 생활은 여전히 줄다리기를 하고 있지만, 나의 선택과는 상관없이 주어지는 나의 환경과 그를 대하는 나의 태도가 내 미래를 결정짓게 되지 싶다.


이제는 다른 길을 걷게 된 그녀와 그 길에 마음 반쯤은 얹어 놓은 그리고 다리 하나쯤은 교직에 걸쳐 놓은 내가 만나 어떤 이야기를 주고 받게 될지 사뭇 궁금해 진다. 아마도 그녀의 숨겨진 불안을 잠재워 주고 행복해야만 하는 미래에 대해 이야기 나누겠지...

어쩌면 곧 나의 길이 될 수도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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