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쪽같은 내새끼에 빠져있다. 분명 어린아이의 문제를 솔루션 하는 것인데 왜 내가 위로를 받는 것인지 그게 궁금해서 금쪽같은 내새끼의 인기비결(?)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금쪽같은 내새끼에는 백종원의 골목식당과 같은 류의 쾌감이 있다. 문제 있는 식당-> 솔루션-> 갈등 ->화해와 성공이 골목식당의 주 서사라면 금쪽에서는 문제 있는 아이->솔루션 -> 치유 가 있다. 한 편 안에서 기승전결이 다 이루어지니 재미있고 100% 문제가 해결되니 조마조마 하며 볼 필요도 없다. 아이의 속마음을 알아보는 장면은 부모가 아니여도 눈물을 흘리지 않고 볼 수 있는 사람이 드물 것이다.
내가 꼽는 최고의 명장면은 오은영 박사가 솔루션을 내리기 전 “저 아이는 ~ 하는 아이입니다!” 하고 한치의 의심없는 말투로 아이의 기질을 짚어줄 때이다. 그 말을 들을 때 나는 그 어떤 말보다 큰 위로를 받는다. 어떤 아이이든 본인의 의지로 어쩔수 없는 타고난 성향이란 게 있구나! 불안이 강한 아이, 각성이 과도한 아이, 촉각이 예민한 아이, 변화가 두려운 아이 모든 아이들은 각자의 이유가 있다. 그것을 부모가 잘 눈치채고 해소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주었으면 좋았겠지만 그렇지 못했다 하더라도 어쩔수 없는 타고난 기질말이다.
그렇다면 내가 저 장면을 명장면으로 꼽는 것은 엄마로써 “아 완벽한 엄마가 못 되어도 모든 게 내 탓은 아니구나.”하고 위로를 받기 때문일까? 오히려 반대이다. 내가 이런 성격인 것도 다 기질이었구나 하고 어린아이의 입장에서 위로를 받는다.
어른의 경우 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간단한 몇가지 솔루션만으로 눈에 띄게 좋아지기는 힘들 수도 있다. 그 원인 밝히는 데에만 혹은 상담자를 신뢰하게 만드는 데만 몇달이 걸릴 수도 있다. 하지만 어린아이는 아직 환경의 영향을 덜 받은, 그로 인해 왜곡되기 전인 순수 원형의 상태라 최적의 솔루션을 받기 쉬운 게 아닐까. 또 가장 신뢰하는 사람(엄마)이 도와주니 안심하고 스스로를 맡길 수 있는 게 아닐까.
인간은 하나의 성향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도 공감되는 부분이 하나씩 있다. 공감되지 않는 케이스가 드물 정도이다. 나의 경우 저기 나온 아이 중 최소 다섯명과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 패널로 나온 신애라씨와 정형돈씨도 매번 다른 장면에서 깊게 공감하는 데 그 모습을 보는 것 또한 힐링이 된다.
내가 어릴때 저런 방송을 봤다면 얼마나 큰 힘이 되었을까. 아 고기를 안좋아해도 난 그냥 그렇게 타고 난거야. 촉각이 예민해도 타고난거야. 변화가 두려워도 타고난거야. 타고난거야가 나의 인생모토가 되진 않았을까. 이상적 인간을 설정해 두고 그에 못미치는 스스로를 탓하는 와중에도 그조차 아 나는 이상적 인간을 꿈꾸도록 타고난거야 하고 낙관하지는 않았을까, 하고 금쪽같은 내새끼를 보며 문득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