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뒷꼭지인가
꼭 나를 닮은 누구의 뒷꼭지 같네
바쁘게 왔다 갔다 움직이는 소녀의 양 갈래 머리
더 바쁘게 움직이는 작은 손 안의 지우개 달린 연필
그 작은 손 위로 쑤욱 올라와 있는 기다란 노란 연필
누구 뒷꼭지인가
나를 닮은 누구의 뒷꼭지도 저리 바빴을까
이번에는 앞으로 또 아래로 양 갈래의 시선이 바삐 통통거리고,
조마조마한 그 시선이, 불안 불안한 그 마음이 뒷꼭지에도 훤히 보인다
그 짧은 시간,
얼마나 보고 베꼈을까
몇 문제나 틀리지 않고 제대로 적었을까
연필 끝 무심히 얹혀 있던 지우개는 눈치 없이 가루들을 남긴다
잠시 자리 비웠던 뒷꼭지와 똑 닮은 한 여인이 돌아오고,
그 뒷꼭지는 박차고 일어나 활짝 웃으며 그녀를 맞는다
“엄마, 나 화장실 다녀올게! “
그 뒷꼭지는 알까?
순식간에 사라진 자신의 그 작은 희망을
가열차게 찢겨진 한없이 친절한 해답지를
신기루가 되어버린 오늘 할당량을 위한 희망의 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