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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피아절에가다 Oct 01. 2024

지독한 내리사랑

부모는 내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게 가장 좋고,

부모가 된 자식은 자기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게 제일 좋다


부모는 오로지 내 자식에게 시선이 가 있고,

부모가 된 자식은 자기 자식에게 눈을 뗄 줄 모른다


부모는 내 자식 목소리에 남은 여생 오늘 하루가 행복하고,

부모가 된 자식은 자기 자식 목소리에 하루하루가 녹아내린다


부모는 그런가 보다

부모는 어쩔 수 없나 보다

부모는 그럴 수밖에 없나 보다


자식은 그런가 보다

자식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자식은 그럴 수밖에 없나 보다


몸속 어딘가 선명히 각인된 지독한 내리사랑

가르쳐주지 않아도 마치 찍어내듯 섬뜩한 그 사랑


부모는 자식을 낳는다

부모가 된 자식은 꼭 부모 같은 부모가 된다

부모가 된 자식은 꼭 저 같은 자식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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