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을 서성이다 다시 눈 크게 뜨고
17이라면 세븐틴?
아들에게 묻는다
세븐틴 뒤에 몇 개나 숨어 있을까
지금 나랑 숨바꼭질하자는 거지?
아들이 답한다
엄마, 맞춰도 상품은 없을 듯
아니 절대 손에 넣을 수 없을 듯
세븐틴 뒤에 하나?
에이 두 개 그래 두 개
설마 세 개?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
편의점 커피도 트웨니는 넘으니까
엄마, 아무래도 두 개는 아닐 것 같아
세븐틴이면 참 좋은 나이인데 말이야
우리 아들 눈 깜짝할 사이 곧 세븐틴
한참을 서성이며 숨바꼭질하다
술래는 놀이를 포기한다
너덜너덜해진 영혼
백기를 품 속에 숨겨 빠져나온다
세븐틴 뒤에 대체 몇 개가 숨어 있는지
커피 한 잔 마시기 위해 얼마를 벌어야 하는지
나의 세븐틴이 놀라지 않게
이 생에선 꿈처럼 여겨지게
어서 빠져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