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 흥건하다.
어디서 왔나
가만 봤더니, 너였구나.
정녕 너인거니.
그리 수줍게 오므려
악착같이 숨어 있더니.
뭉쳐지고 짓이겨진 잎들,
스스로 숨통을 조이며
견디고 또 견디고.
어느덧 벌어진 틈새로
누런 눈알을 드러낸다.
순간을 담고자. 순간을 살고자.
하지만 곧
후두둑, 뚝뚝
후두둑, 후두둑
어느새 흥건해진다.
더이상 숨을 필요도
숨통을 조일 필요도 없다.
그곳이 어디든
그곳이 있다면,
편안히 누리렴.
그리고 평안히 쉬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