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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분홍 Jun 13. 2017

부엌칼로 깎은 연필

볼리비아 라파즈

여행 가기 전, 여행 그림을 그리는거야! 라며

색연필과 연필과 지우개, 작은 노트같은 것을 챙겼다.

하지만 현실은..숙소로 돌아오기가 무섭게 나는 꿈나라로 ㅋㅋ

어쩌면 아무데서나 이렇게 잠이 잘오는지


너무 아무것도 안 그렸다고 생각하던 중, 볼리비아 물가가 싸서 좋은 호텔에 머무를 수 있게 되었다.

도미토리가 아닌 개인침대가 있는 무려2인실!


그래 이렇게 마음껏 밤새 불을 켤수 있는 곳이라면 그림을 그릴수 있겠어.. 라면서 필통을 꺼냈는데 연필이 부러져있었다.


비행기에 칼을 가지고 타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가져오지 않은게 약간 후회가 됬지만

호텔 프론트에 가서 연필을 보여주며 칼 좀 빌려달라고 했다. 물론 모두 바디랭기쥐로 ㅋㅋ


여기 저기를 막 뒤지던 그 청년은 자기가 깎아놓을 테니 이따 오라고 했다. 

생각해보니 어떻게 이런 의사소통이 됬는지 신기하네.


잠시 후 연필을 찾으러 갔다가, 이건 정말 부엌칼로 깎지 않은 것일 수 없는; 연필을 받았다.

엄청 서투른 솜씨로 깎인 연필이 너무 귀여웠다.


연필이 이렇게 귀여울 수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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