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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와, 코로나는 처음이지?

[코로나-19 감염과 이상 혈당]

by 쏘야

너를 만나고부터 나는 기저질환자가 되었다.

그 이후 신종플루도 각종 독감도 메르스도

잘 지나왔고, 지난 2년간 코로나에 걸리지 않아서 나는 내가 슈퍼 면역자인 줄 알았다.

하지만, 코로나 오미크론 변이 앞에서는 무릎을 꿇었다. 요즘 가장 우세종이라는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5였다.


"김 쏘야님! 체온 재실게요."

삐삐 삑...

체온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체온계가 이상한가...?"

실습 나온 학생 간호사 선생님이 자신의 양쪽 귀에 체온을 재보고 체온계가 정상인지 확인했다.

"어...? 체온계는 정상인데..."


우다다 다다닥...

깜짝 놀란 학생 간호사 선생님이 우리 병실

담당 간호사 선생님께 다급히 달려갔다.

"선... 선생님, 선생님!"

"815호, 김 쏘야님 체온이 41.2도예요!"


"김 쏘야님!"

"지금 열이 40도가 넘어요!"

"춥거나 떨리지 않으세요?"

"선생님! 너무 많이 추... 춥고 떨려요!"

"시트 몇 개만 더 갖다 주시면 안 돼요?"


지속되는 구토로 입원했는데, 입원한 지 5일 만에

갑자기 고열이 나기 시작했다. 응급병동에서 일반 병동으로 옮긴 지 3일째 되던 날 아침이었다.


"김 쏘야님! 열이 너무 많이 올라가서 PCR 검사 처방 났어요."

"며칠 전, 입원할 때 PCR 검사하고 음성이었는데

그 검사를 또 해야 해요?"

일명, '코 푹 뇌 푹' 검사!

'검사하는 면봉이 코를 넘어 뇌까지 닿는듯한

그 짜릿한 검사를 또 해야 한다니...'

'맙소사...!'


오전에 한 PCR 검사 결과가 오후 늦게 나왔다.


'깨톡'

[김 쏘야님, 한국대학교 병원에서 2022년

8월 18일(목) 시행하신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입니다.]


'양... 성?'

열이 40도가 넘으면서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왔다.

'아니, 내가 코로나에 걸렸다고?'

'아니야, 믿을 수 없어!'


잠시 후,

보호장구를 착용한 주치의 선생님이 오셨다.

"김 쏘야님!"

"코로나 양성 나왔어요."

"아니... 선생님도 아시잖아요."

"저는 아파서 수액 맞고 이불 뒤집어쓰고 잠만 잤는데..."

"마스크도 잘 쓰고 있었어요."

"그런, 제가 왜 코로나에 걸려요?"

"저 진짜 억울해요!"


심지어, 같은 병실에 있던 나를 제외한 모든 환자와 보호자, 간병인들은 음성이었다.

'마스크는 그 사람들이 안 쓰고 있었는데.'

'이게 무슨 당황스러운 상황이야...'


"김 쏘야님, 최소한의 짐만 가지고 빨리 나오세요."

"마스크 제대로 쓰시고요."

"잠깐만요! 저 어디로 가는 거예요?"

"여기는 일반병동이라 격리병동으로 가실 거예요."

보호장구를 착용한 이송 요원이 와서 서둘러 짐을 싸서 나라고 재촉했다.


"슬리퍼 한 짝이 어디로 갔지?"

'마음이 급하니까 슬리퍼도 안 보이네!'

쿵...

'아야! 머리에 혹 나는 거 아니야?'

병원 침대 밑, 깊숙이 들어가 있던 슬리퍼 한 짝을

겨우 찾았다.

'휴... 하마터면 맨발로 갈뻔했네!'


"휠체어에 앉으시고, 짐은 안고 타세요."

그렇게 간단하게 추린 짐이 종이 가방 두 개

폴대에 걸려있는 해열진통제와 수액 두 백이 전부.

'이제 진짜 격리병동으로 가는구나...'


"어머...! 쟤만 코로나 양성인가 봐..."

휠체어를 타고 병실을 나가는데 수군대는 사람들.

'내가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왜 고개를 푹 숙이고

나가야 되는 거지?'


연속혈당측정기에 보이는 사선으로 쭉쭉 무섭게

올라가는 혈당.

'코로나에 걸리면 혈당이 계속 올라간다는데...'

360?

'구토로 금식 중이고, 어제까지 혈당은 속 100~150 사이였는데...'

높은 혈당을 보니 내 몸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들어온 것이 실감 났다.

'내 몸아, 코로나 바이러스와 잘 싸워주렴!'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는데 40도가 넘는

고열로 정신이 아득해졌다.

8F,7F,6F...

엘리베이터가 점점 아래층으로 향하고 있었다.

'격리병동으로 간다는데 그곳은 어떤 곳일까?'

병원에 있다고 들었지만 단 한 번도 가까이

가볼 수 없었던 코로나 격리병동!


'지금 내가 거기로 가고 있다고...?'



*본 에세이에 나온 모든 등장인물의 이름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하여 가명을 사용하였습니다.


(잠시, 번외 편으로 '코로나와 함께한 시간'을

쓰게 되었습니다. 생생한 코로나 경험담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본문에 나오는 의학용어


기저질환자

폐질환, 심장질환, 신장질환, 간 질환, 악성종양, 당뇨병, 흡인 위험질환, 뇌혈관계 질환, 면역저하 등 쉽게 완치되지 않아 평소 투약이나 치료가 필요한 만성적인 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을 의미


코로나

정식 명칭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COVID-19)

2019년 12월 중국 우한시에서 발생한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환


PCR 검사(Polymerase Chain Reaction; PCR)

PCR은 의심 환자의 침이나 가래 등 가검물에서 RNA를 채취해 진짜 환자의 RNA와 비교해 일정 비율 이상 일치하면 양성으로 판정하는 검사방법


격리병동

다른 환자와 따로 격리하여 치료할 필요가 있는 환자를 수용하여 치료하도록 만들어 놓은 건물


*자료출처 및 참고자료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47XXXXXb1188


오미크론 변이 특성

https://ncv.kdca.go.kr/menu.es?mid=a30101000000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47XXXXXb1134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31XXXXX20092


https://dic.daum.net/word/view.do?wordid=kkw000012154&supid=kku000016635#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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