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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의 하루는 맑음 Aug 20. 2022

뜨거운 여름, 올해 가장 기억에 남은 순간은?

아직 여름의 열기는 식지 않고, 여전히 밤은 열대야로 습하고 더운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


대게 사람들은 한해의 마지막 날인 12월 31일에 1년 동안의 기억을 되짚어 본다.

하지만 나는 지금 이 뜨겁고 열정적인 여름인 지금 되돌려 기억해보고 싶다.


나의 뇌리에 박힌 기억은

베트남 호이안에서 강을 따라 등불을 밝히는 길을 처음 봤을 때라고 할 것이다.


관광 아저씨를 따라가며, 어둡고 컴컴한 골목길을 휴대폰 불빛만 의지하며 걷다,

모퉁이를 도는 순간 내 눈에는 하나의 다른 세계가 있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어두웠던 공간이 강과 하늘에 색색의 물감을 풀어놓은 듯 온 세상이 무지개 빛으로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순식간에 들어온 광경에 나의 모든 움직임과 숨을 멈추어 이게 현실인지 꿈인지 자각하고 있었을 때,

낯선 이방인들의 말소리, 얼굴을 간지럽히는 바람, 살며시 들리는 강물 소리에 나는 지금 이 순간 현실인 것을 것을 깨달았고


그 광경은 잊을 수 없다.


모두들 같은 일상의 반복 속에서,

다른 세계로 잠시 떠나는 상상을 하며, 벗어나고 싶었던 적이 있을 것이다.


내게는 그 광경이 그랬다.

언제나 같은 하루하루의 일상, 1월인지 7월인지 모를 나날 중, 나를 다른 세계로 이끌어 준거 같았다.

마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센이 다른 세계로 가게 된 것 마냥^^


만화에서처럼 새로운 도전과 모험이 기다리고 있지는 않았지만,

그 순간 어떤 해방감과, 인생에 이런 이벤트가 가끔이라도 있으면 살아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이 열정적이고 강렬한 여름 속에서 나는 그렇게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떠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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