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의 하루는 맑음 Nov 16. 2023

정신병원에도 아침에 와요.

벗어나기 Day 15

요즘 넷플릭스에서 정신병원에도 아침이 와요라는 드라마를 보고 있다.

우연히 네이버 웹툰에서 보고는 하루하루 기다리면서 하루 대여권이 채워지면 보고 있었던 중에 드라마가 나왔다.

웹툰을 보게 된 이유는 제목에 이끌려서 이다. 정신병원에도 아침이 온다라는 그 문장이 뭔가 힘을 주는 듯했고, 아침은 항상 오지만 언제부턴가 아침이 오는 게 싫었던 나에게 위로를 주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심리학을 학문으로 공부했던 나였기에 더욱더 집중해서 재미있게 봤다. 근데 학문으로 배웠을 때는 병이 생긴 원인에 대해서는 공부하지 않는다. 병의 결과만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드라마는 사건에 따른 감정에 대해 많이 다룬다. 병이 생긴 원인에 의해 결과로 다양한 병명으로 설명한다.


웹툰을 볼 때는 그저 정신병동은 이렇구나라고 생각했는데, 드라마를 통해 감정을 보니 그렇게 마음이 아플 수가 없었다. 아직 다 본 건 아니지만, 특히 극 중에 나오는 박보영이 참 슬펐다. 그냥 슬픈 게 아니고, 나를 투영하는 것 같아서 박보영한테서 내가 보여 안쓰러웠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내 모습이 보였다.

나는 끊임없이 싸운다. 이 우울에서, 마음속에서는 차분한 겉과 다르게 엄청 시끄럽다. 그런데 사람들에게 보이는 건 아마도 멀쩡한 겉모습만 보일 것이다. 운동도 하고, 친구를 만나고, 밥도 건강하게 먹는 그런 겉모습말이다.


극 중 '우울증은 변덕이 심한 날씨 같다. 어느 날에는 한 없이 맑다가, 순간 어두워지고 비가 내리니 말이다'라는 말에도 깊은 공감을 했다. 누군가 보기엔 나는 아주 자유롭고 행복한 사람이다. 하지만 내 마음은 안 그럴 때가 많다. 또는 내가 다시 우울해지면 주변에서 나를 '또야?'라는 시선으로 본다. 그럼 그 시선에 숨고 또다시 혼자 마음속으로 싸운다. 이러면 안 된다고, 일어서야 한다고, 그럼 또 괜찮아진다. 그렇게 괜찮아지다. 어떤 특별한 이유 없이 다시 나에게 들이닥친다.


무한 반복이다. 이 반복에서 언제 끝날지 모르겠지만, 그냥 묵묵히 참고 기다린다. 지나가기를, 내가 힘을 내도록 운동을 한다. 밥을 건강하게 먹는다. 그렇게 이겨 내려고 한다. 

이 끝이 언제가 될지 모르겠다. 끝이 있나? 싶기도 하다. 


하지만 인생을 살아야 하기에 노력하는 중이다.

드라마에서 말한다. 마음의 병은 누구에게나 온다고, 뭐 하나 부러워할 것 없는 사람에게도, 삶이 힘든 사람에게도, 아이에게도, 치료하는 간호사에게도 모두 온다. 포기하고 자신을 놓는 사람이 있어도 주변은 살아간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가 인생이다. 인생은 모두에게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다시 돌아가는 것 같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