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의 분말상자] 약냉방칸

2017.7.30. 서사의 분말상자 프리퀄

by 림팔라

약냉방칸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무더운 시절은 피해온 지 제법 오래되었고,
시리게 차가운 공기는 맞닿은지 얼마 되지 않아 금세 나를 움츠러들게 하였다.
창밖의 뜨거운 아지랑이는 더 이상 나의 것이 아니고, 이곳은 자못 쾌적하다.
땀을 흘리지 않을 만큼의 추위. 약냉방칸은 얼음물이 아니어서 권태를 몰아내지 않는다. 서서히 끓어가는 물 속의 실험용 개구리가 떠오른다. 이내 가라앉는다. 창밖의 뜨거운 아지랑이는 아직은 나의 것이 아니다. 아직도 나의 것은 아니다. 사람과 온도를 교환하는 정류장에서 아직 나는 그저 침묵하고 있다! 여전히 몇 정거장이 남아있는 것이다.
범용성있는 이야기, 무난한 덮밥집의 대표 메뉴, 각자의 시뮬라크르, 베스트셀러의 하위권, 서로 다른 방향벡터의 정사영, 적당한 약냉방칸의 서사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서사의 분말상자] (지하철 노선의 글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