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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아치우먼 Nov 21. 2022

4차 산업혁명, 피할 수 없다면...

물줄기는 시작되었다


 

4차 산업혁명, 지겨운 그것

알파고(2016, 3월)와 이세돌의 세기 대결 이후 직업상담사 교육이나 일자리 관련 논의를 하는 시기에 매번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메뉴는 4차 산업혁명 이후 사라질 직업에 대한 내용이다.

그런데 나는 이와 관련한 여러 가지 자료(그러니까 4차 산업혁명 이후 사라질 직업을 알려주는 대목)에서 이를 주장하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 차이를 발견했다.


어떤 학자는 사진작가나 디자인은 곧 인공지능(AI)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했고,

또 어떤 사람은 감성적이고 창조적인 직업에 속함으로 결코 AI로 대체될 수 없다는 주장을 피력했다.

또 배우나 모델이 대체될 수 없다는 사람과 누구보다 그들이 맨 먼저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

4차 산업혁명에 사라질 직업군은 인터넷에서 성경의 기도문처럼 쉽게 떠돌아 다녔지만

조금씩 상반되는 주장을 통해 <현재 나의 일>이 당장 사라질 것 같은 공포를 조장했다.


그러나, 누구든 4차 산업혁명 시 사라질 직업에 대한 맨 마지막 언급은  똑같다.

업무 내용이 반복적으로 지속되는 직업은 사라질 위험이 가장 높다.

이 멘트는 누구나 동일했지만 그건 나도 예상할 정도가 아닌가.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 어쩔 수 없이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책들을 읽기 시작했다.





 2016년 1월 4차 산업혁명이란 단어를 쓰며 이 시대를 선언한 사람은 클라우스 슈밥 회장(세계경제포럼 회장)이었다. 그 뒤로 알파고의 등장으로 우리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며 2017년 문재인 정부의 주도로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만들어 이에 대한 준비를 국가적으로 나서게 된다.

(정재승, 열두 발자국에서)


그래서 4차 산업혁명을 언급한 시점, 2016년부터 6년이 흐른 2022년 지금 우리의 직업은 어떻게 변했나?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원들이 하이패스로 대체되었다.

무인계산대가 늘어나 캐셔라는 직업군이 줄었다.

음식점 계산원 대신 키오스크가 놓였고 무인 서빙 로봇이 등장했다.

가상인간이 등장해 카모델을 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우리보다 최첨단을 앞서가는 실리콘 밸리에서는 우리가 짐작하지 못하는 어떤 기술들이 끊임없이 배양되고 있겠지만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었다는 선언 뒤에 그래서 우리의 삶이 혁명이라 부를 만큼 변했나....?


몇 년 전, 직업상담사 교육을 받을 때 강사 한 분은 그렇게 말했다. 4차 산업혁명 이후 없어질 가장 빠른 직업은 택배노동자이다. 앞으로는 드론이 택배 노동자의 역할을 대신할 것이다. 당신의 아파트 경비실 앞에 까지 드론이 더 빠르게 당신이 주문한 물건을 배달할 것이다.

교육을 듣는 동안 불안이 몰려왔다. 4차 산업혁명이 어디선가 짠하고 나타나 나를 무너뜨릴 것 같았다.

그러나 지금 택배 노동자는 없어졌나? 드론이 택배 노동자를 대신하고 있나?


지금 초등학교 입학하는 아동이 사회에 나와 갖게 될 일자리의 거의 70%는 현재 존재하지도 않는 전혀 새로운 일자리가 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앞으로 10년 동안 자동차 10 대중 한대가 무인자동차 일 것이다. 인공지능이 로봇이 법률 관련 자문과 기업 감사의 상당 부문을 맡을 것이다.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

맞다. 미국에서는 2016년부터 이미 로펌에서 인공지능이 1초에 1억 장의 판례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4차 산업혁명을 '혁명'이라 부르는 이유 중 하나는 네트워크의 양적 변화를 통해 질적 변화도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되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사물인터넷을 통해 사물들끼리 소통이 가능해지고 이 경우의 수는 약 1000만 배 이상이 될 겁니다. 예를 들면 독거노인이 하루 종일 냉장고나 수돗물을 사용하지 않으면 자식들에게 오늘 부모님께 안부 전화를 드려보세요,라고 문자를 통보하는 시스템이 가능합니다.

(정재승 열두 발자국)

얼마 전 그런 광고가 나왔다.

혼자 사는 할아버지가 인공지능과 대화하고 약 먹는 것을 인공지능이 체크하는 광고.



미래 인류 사회는 '인공지능에게 지시를 내리는 계급'과 '인공지능의 지시를 받는 계급'으로 나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에이트, 이지성)

인공지능에게 지시를 내리는 계급은 상류로 인공지능의 지시를 받는 계급은 하류로 나누어진다는

이분법적 사고는 우리를 더 알 수 없는 불안으로 내닫게 한다.

"어떡하지? 나도 인공지능의 지시를 받을 것 같아!"

그런데 엄습하는 불안과 달리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고작해야 코딩을 가르쳐 주는 학원에 등록하는 것 말고는....



[고용노동부 워크넷 자료 중]

블루도 화이트도 아닌 4차 산업혁명 新인재 ‘뉴칼라’

뉴칼라는 이후 4차 산업혁명 시대 새로운 인재상으로 떠올랐다. 뉴칼라란 육체 노동직을 뜻하는 ‘블루칼라(Blue Collar)’나 전문 사무직을 뜻하는 ‘화이트칼라(White Collar)’가 아닌 새로운 직업 계층을 의미한다. IT 보안, 빅데이터, 인공지능, 클라우드, 프로그램 개발자나 관련 기술자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도 최근 삼성, 포스코, 교원, 우아한 형제들 등이 뉴칼라 인재 선발과 양성제도를 전격 도입하는 등 인재 확보전에 발 벗고 나섰다.

(매경이코노미 2020.12.07)


노동부 워크넷 4차 산업혁명 미래의 직업 란에는 이런 예시가 나와 있다. 현재 만들어져 사용되고 있거나 사용하고 있는 로봇의 활용

예시]

- 산업용 로봇(industrial robot)

주로 공장 등에서 생산성 향상이나 노동력 절감을 위하여 활용

- 협업로봇(코봇, collaborative robot)

인공지능을 탑재하여 사람과 함께 전자부품을 조립하고, 연구과정을 보조

-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 로봇, Humanoid Robot)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지능이나 행동, 감각 등을 모방하면서 사람을 대신해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

- 착용 로봇(웨어러블 로봇, wearable robot)

노약자나 장애인, 근로자가 몸에 착용해 신체 기능을 강화하고 보조

-로보 어드바이저(robo-advisor)

고도의 컴퓨터 알고리즘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온라인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

- 왓슨(Watson)

미국 기업인 IBM의 초고성능 인공지능 컴퓨터로 환자의 영상자료를 보고 각종 암 여부를 판독


얼마 전 아는 동생이 유방암 수술을 하는데 왓슨이 자기 수술을 담당한다고 알려왔다. 의사는 왓슨을 진두지휘할 것이며 앞으로 의료용 장갑을 끼고 수술하는 의사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가 될 줄도 모르겠다.



뉴칼라 직군, 더 세분화되고 전문화 된다


고용노동부 워크넷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직업 채용정보란에는 몇 천 건의 구인 배너가 달린다.

확실히 디지털 분야의 구인란이 호황을 맞고 있다.

더불어 중장년층에서 늘어나는 구인 정보는 <요양보호사> <아이 돌봄> <가사 돌봄>의 영역이다.

젊은 청년들이 디지털 영역으로 이동하면서 돌봄 영역은 이제 중장년층의 노동으로 이동하고 있다. 업종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크게 디지털 계층과 돌봄 계층이 서로 양분화되는 구인 현상에 대해 인정할 수밖에 없다.




바브밸(바디& 브레인의 균형) 중요성

4차 산업혁명은 어느 날 마법처럼 쓩하고 나타나지 않는다.

나무가 시간을 입듯이 서서히 우리를 물들이며 우리 앞에 마주 할 것이다.

때문에 겁먹을 필요도 불안할 필요도 없다.

4차 산업혁명에 관련한 책 중 내가 동의하는 해답은 정재승의 <열두 발자국>에서 발견했다.

워라벨만큼이나 몸(바디)과 뇌(브레인)의 균형, 즉 '바브 밸'을 중시해야 합니다.

디지털 문명이 우리의 뇌와 손가락만 발달한 E.T로 만들지 않도록,

아날로그 경험을 통해 몸의 자극과 반응에 균형을 잡아줘야 합니다.



LP감상실에 가 아날로그가 내는 음악을 듣는 것

만보 걷기를 위해 동네 공원을 열심히 산책하는 것

e-북보다 종이책을 사기 위해 작은 서점을 찾아 여행 다니는 것,

온라인보다 영화관에 가 팝콘을 먹으며 영화감상에 젖는 것,

동호회 모임에 나가 사람들과 어울리며 차나 술을 마시는 것,

가족과 여행을 다니는 것.....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바다에 몸을 담그고 살면서도 정작 인간인 우리를 위로하고

에너지를 충만케 하는 것은 몸을 움직이는 일, 직접 사람들과 관계하는 일이다.

주말, 아이들과 미술관이라도 다녀왔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더 이상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책을 읽지 않기로 했다.

That's enough!



* 노동부 워크넷-> 취업이야기-> 4차 산업혁명시대의 미래인재에서 자료를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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