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토요일날 코로나 전담 치료 병상을 120개나 확보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병원으로부터가 아니라 어이없이 뉴스로 알았습니다. 그 전에 병원에서 어떠한 상의나 논의도 없었습니다. 또한 월요일 아침 출근하기 전까지 병원으로부터 그 어떤 연락도 없습니다. 동의를 구하는 건 바라지도 않습니다.
"~~ 사정으로 이렇게 하기로 했으니 걱정스럽고 힘든 건 알지만, 협조해달라. "
따위의 그 흔한 문자도 없습니다.
지도자라면, 정부라면 결정사항을 알리고 국민을 설득 하는게 기본입니다. 설득할 자신이 없다면 설명이라도 해줘야 합니다. 하지만 그런 것조차 없습니다. 오로지 "해라."가 전부입니다. 일방적인 통보입니다. 아니, 통보조차 해주지 않습니다. 정작 일하게 되는 당사자는 알지도 못했습니다. 정부와 지도자가 하는 것이라고는 언론 플레이뿐입니다.
이미 OOOO병원의 많은 의사들이 거의 반강제로 병원을 떠나서 코로나 생활치료센터에서 근무 중입니다. 근무 조건은 경악스럽습니다. 24시간 근무, 24시간 휴식입니다. 그리고 24시간 일을 할 때마다 특별 수당이 10만원 더 나옵니다. 그것이 전부입니다. 월 360시간 근무를 시키면서, 겨우 150만원을 추가로 더 줍니다. (내가 24시간에 10만원 더 줄테니까 느그들이 해라)
원래 아내 동기와 아내 둘이서 일을 하는데, 아내 동기가 코로나 생활치료센터로 차출되면서 아내의 로딩이 2배로 증가했습니다. 파견 나간 동기를 대신해 2배의 일을 해야하는 아내에게 추가 수당 따위는 커녕 수고한다는 말조차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