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와 수술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들에 대하여

혼자입원했습니다 리뷰

by 빛나리의사

의사이자, 작가로서 의사들이 쓴 책뿐만 아니라 간호사, 환자까지 쓴 책을 거의 다 읽어본다. 재미도 재미지만 조금이라도 같이 일하는 동료인 간호사들의 심정과 내가 보는 환자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알기 위해서이다.

<혼자 입원했습니다>는 어느 인친님께서 쓴 리뷰를 읽고 사서 보게 되었는데,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환자의 심정은 충분히 공감되나 많이 안타까웠다. 산부인과에 대한 수많은 오해와 선입견은 사실 의사가 만들기보다 사회, 언론이 만든 것이고 이 책에서도 여전히 그런 것들이 그대로 드러난다. 환자들만 피해자인 줄 알지만, 사실 산부인과 의사도 피해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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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처녀가 부인과를 오면 (사람들이) 수군거리는데....”

“엥 임신 아니야? 남편은 같이 왔어?

"아니요. 결혼 안 했어요.”

“그럼 아가씨가 이런데 뭐하러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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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에서 성경험 여부를 계속 묻는 이유에 대해서 굳이 설명하면

1. 성경험 여부가 진단에 도움이 되고

2. 처녀인 환자에게 자궁암 검사를 했다가, 환자가 처녀막이 손상되었다고 1993년 7500만원을배상을 하라고 소송을 걸어서 결국 의사가 500만원을 배상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있기 때문이다.

https://www.law.go.kr/%ED%8C%90%EB%A1%80/(93%EA%B0%80%ED%95%A980648)

[서울지법 1994. 8. 24., 선고, 93가합80648, 제15부판결 : 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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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이 없다.


거기다 작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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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도 없는 의심과 불안에 씨달린다.

‘간단한 수술인데 사람이 이렇게나 필요하구나’라고 생각을 하면서 왜 ‘대리 수술’이나 ‘바지 벗기고 무슨 짓 한 거야?’ 따위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모를까. (그렇게 많은 의료진이 모두 지켜보는데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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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작가가 말했듯이 주치의 선생님은 정말 불쌍해 보인다. 대장과 유착된 8cm 크기가 넘는 ‘경계영역성 난소종양’은 그리 간단하고 쉬운 수술이 아니다. 8cm이 넘는 난소종양을 1cm 밖에 안되는 복강경 구멍으로 빼내는 것부터 어렵다. 거기다 수술 후 조직이 남아 있으면 나중에라도 대장과 다시 붙을 가능성이 높은데다, 자칫하면 수술 중 대장이 찢어지거나 천공이 될 수 있기에 대장에 손상을 입히지 않고 껌처럼 붙은 혹을 제거하는 건 상당히 높은 수준을 요구한다.

그래서 의사는 영상을 보여주면서 열심히 설명하지만 환자가 하는 말이라고는 “윽!”, “웩!!”, “으어어어!”가 전부이다.


이 책은 의사인 나에게 큰 고민거리를 안겨주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피해자들은 항상 별 것 아닌 수술을 받다 코마 상태에 빠졌다.’

‘수술실 잘못 들어온 건 아니겠지?’ '장기적출?!’

‘바지 벗기고 무슨 짓 한 거야!’

‘설마 대리 수술?!’

따위의 불안을 없앨 수 있을까?


추천: 이전에 입원하여 수술을 받았거나, 앞으로 수술 받을 일이 필요 없는 사람

비추천: 수술 예정인 사람(괜한 불안과 잘못된 선입견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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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주인공은 초경을 시작한 것이 한국 나이로 열한살이라고 했다. 그럼 만으로 10살일텐데 만 10.5세 이전에 초경을 하면 성조숙증을 강력하게 의심하고 검사가 필요하다. 그림에서도 작가는 작은 쥐? 햄스터로 나오는데 키가 작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여러모로 아쉬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