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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리의사 Jul 05. 2023

황우석이 복제한 것은  정말로 낙타였을까?

    넷플릭스에서 <킹 오브 클론>을 방송하면서 한 때 전 국민이 열광했으나 이제는 사기꾼이 되어버린 황우석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체세포 복제에 성공했다며, 전 세계 과학계의 신화적인 존재가 되었으나, 나중에 조작과 거짓으로 밝혀져 정식 과학계에서 완전히 퇴출되어 러시아와 아랍에미리트 등에서 매머드, 낙타 등을 복제하며 연구를 이어가고 있었다.  

 황우석의 전문 분야는 체세포 복제였다. 유성생식을 하는 동물은 기본적으로 정자(n)와 난자(n’)가 만나서 2N(n+n’)의 유전자를 가진다. 하지만 사람의 생식세포가 아니라 A라는 사람의 체세포(2N)를 핵을 제거한 난자에 넣고 자극을 가한 후, 대리모에 넣으면 A라는 사람의 체세포의 유전자(2N)와 완전히 일치한 B가 탄생한다. A와 B는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다. (물론 사람의 경우 수십 년의 나이 차이가 나고, 기억은 완전히 다르다)     

<사진 출처: 동아일보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090501/8727065/1>


 굳이 B라는 수십조 개의 세포로 구성된 사람까지 만들지 않고, 하나의 세포를 50~150개의 세포까지만 복제해도 된다. 이 50~150개의 세포를 ‘배아줄기세포’라고 하는데, 이 세포는 그 어떤 세포로 될 수 있다. 황우석이 만들었다고 하는 것이 바로 이 ‘인간배아줄기세포’였기에 그는 많은 불치병 환자들의 희망이 되었다.

     

 황우석의 연구 실적은 첫째, 체세포 복제로 한우 ‘영롱이’, 개 ‘스너피’를 탄생시켰으며, 둘째 ‘인간배아줄기세포’ 11개를 만든 것이었다. 이미 영국에서 포유동물 최초로 복제양 둘리를 탄생시켰기에 한우 ‘영롱이’, 개 ‘스너피’보다, ‘인간배아줄기세포’가 더 각광을 받았다. 이 배아줄기세포를 각막이 손상되어 앞을 볼 수 없는 사람에게 주입하면, 인체의 모든 부분으로 자랄 수 있는 배아줄기세포가 각막으로 자라서 앞을 볼 수 있게 되고, 척수 신경이 끊어져 걸을 수 없는 환자에게 이식하면, 배아줄기세포가 척수신경으로 자라 다시 걸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마치 예수처럼 장님을 눈을 뜨게 하고, 앉은뱅이를 걷게 하는 기적을 행할 수 있게 된다. 한발 더 나아가 배아줄기세포를 더 키우면, 완전히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탄생하게 된다.   

   

<3대 과학잡지, 사이언스지의 표지가 된 황우석의 줄기세포논문>

 하지만 빛이 강하면 그늘이 짙었다. 가장 먼저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사용된 난자 출처에 문제가 있었다. 여성 연구원의 난자를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교수와 연구원 관계에서 을의 위치에 처한 연구원이 난자를 과연 자발적으로 기증했을까?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었다.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사용된 2221개의 난자를 불법으로 산 것으로 밝혀졌다. 일종의 장기매매였다. (출처: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611114) 거기다 난자를 채취하려면, 난소에서 난자를 나오는 배란을 유도하는 일명 배란유도주사(정확히는 성선자극호르몬)를 투여하는데, 꽤 많은 부작용이 발생하는데 이를 난자기증자에게 설명하지 않았다.

<사기로 밝혀진 11개의 줄기세포>

 

 이곳저곳에서 연구 방법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지만, 우상시되던 그에게 흠 하나 입히지 못했다. 그러던 중 결정타가 터졌다. 그가 복제했다고 주장했던 11개의 배아세포가 거짓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11개 중 9개는 하나의 세포를 교묘하게 다른 각도에서 찍은 것이었고, 다른 세포 또한 체세포 복제가 아니었다. 그렇게 그는 불치병 환자들의 희망에서, 절망으로, 영웅에서 사기꾼으로 전락했다. (복제소 영롱이는 아예 논문도 없고, 염색체 검사 결과도 없다. 다만 복제개 스너피는 체세포 복제로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 것이 확인되었다)

 과학계는 그 어떤 집단보다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정직성을 요구한다. 그렇기에 ‘실험 결과 조작’은 그 어떤 목적이나 결과를 위해서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행위이다. 황우석은 사실상  영원히 과학계에서 퇴출되었다.


 양지를 떠난 황우석은 러시아에서 멸종된 매머드 복제에 이어 아랍에미리트에서 혈통이 뛰어난 낙타를 복제하고 있다고 근황을 알려왔다. 러시아와 아랍에미리트라. 둘의 공통점은 독재 국가이다. 독재국가는 목적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불법적인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목적을 위해서라면 불법에 거짓까지 저지른 황우석과 잘 어울린다.      


 장기 이식을 하는 데는 세 가지 난관이 있다. 첫째가 뛰어난 의료진이다. 장기 이식은 매우 정교할 뿐 아니라, 긴 시간이 필요하며, 그 어떤 수술보다 많은 경험을 필요로 한다. 두 번째 난관은 거부 반응이다. 타인의 장기가 우리 몸에 들어오면,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타인의 장기를 적으로 공격한다. 이를 막기 위해 이식 수술을 하기 전 각종 검사를 통해 최대한 ‘조직 적합성’ 검사를 통해 거부 반응이 적을 것으로 추정되는 장기를 이식하고, 이식 후에도 오랫동안 면역억제제를 쓴다. 하지만 아무리 수술 전에 검사를 하고, 수술 후에 면역억제체를 쓴다고 하더라도 안타깝게도 예상치 못한 거부 반응이 발생한다. 또한 면역억제제를 쓰면 우리 몸의 군대인 면역계가 기능을 잃으면서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해진다. 아무리 뛰어난 의사가 수술을 한다고 하더라도, 10명 중 1명 또는 그 이하에서 이식 수술이 실패하는데 바로 이 거부 반응 때문이다. 하지만 장기 이식에서 뛰어난 의료진과 거부반응보다 더 큰 어려움이 있다. 바로 이식할 장기다. 장기는 부족하지만, 장기가 필요한 사람은 많다. 또한 갑자기 간이 나빠져 이식할 간이 필요할 때, 적합한 장기를 구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체세포 복제, 그중에서도 인간 배아줄기세포 복제와 더 나아가 인간 복제를 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뭘까? 기술이 아니다. 2017년 중국에서는 ‘시노진(sinogne)’이라는 회사가 등장해 반려동물을 복제해 준다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대략 600만 원 선으로 개와 고양이 등을 복제해 준다) 거기다 2018년 인간과 함께 영장목에 속하는 원숭이를 복제하는 데 성공했다고 유명한 학술지인 <Cell>에 밝혔다. 원숭이 복제를 성공했기에 인간을 복제하는 건 사실상 시간문제다. 그럼 인간 복제의 가장 큰 난관은 뭘까? 윤리다. “인간을 복제해도 되느냐?”(현재는 안된다.)에 대한 질문부터 해서 인간 복제를 설령 허용한다고 하더라도, 수많은 여성들의 난자가 필요하고, 그리고 대리모가 필요하다.      

 독재 국가인 아랍에미리트의 부통령이자 갑부인 만수르가 황우석을 지원하여, 200억짜리 혈통 좋은 낙타를 복제한다고 한다. 거짓말쟁이와 독재자의 말은 믿을 수가 없다. 그럼 황우석은 과연 만수르 밑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황우석의 보스, 만수르. 그는 무엇을 복제하고 있을까?>


 하루는 만수르가 교통사고로 우측 팔이 완전히 으개졌다고 하자. 그런데 체세포 복제를 통해 만수르와 완전히 유전적으로 똑같은 개체가 있다면, 그 사람 팔을 잘라서 붙이면 된다. 팔뿐 아니다. 팔, 다리, 심장, 신장, 간, 눈(망막) 등 뇌와 척수를 제외한 모든 부분의 이식 수술이 가능하다. 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기에 이식 수술의 가장 위험한 합병증인 거부 반응이 아예 없다.  

 어느 순간 기술이 발전되어 뇌 이식이 가능하면, 육체가 늙은 만수르는 뇌를 이식하여 완전히 새로운 육체에 들어가 반영구적인 삶을 누릴수도 있다.  


 그렇게 우리는 영원히 늙지 않는 만수르와 푸틴, 그리고 시진핑을 볼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참고로 모든 건 나의 상상이다. 그러니 현명하시고 지혜로운 만수르 님, 저를 암살하거나 죽이려고 킬러를 보내지는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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