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기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빛나리의사 Dec 01. 2023

헨리 키신저의 실수

전문가가 전문가가 아닐 때


 “피 한 방울로 수백가지 질환을 진단할 수 있을까요? 최근 미국의 한 스타트업 기업이 가능하다고 해서 인기랍니다.”


 몇 년 전, 벤처 사업을 하는 지인이 물었다.


 “그게 안 될 건데요.”


 의사라면, 피 한 방울로 진단할 수 있는 질환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안다. 기껏해야 감염병뿐이다. 하지만 내 예상과 달리 “피 한 방우로 수백 가지 질환을 진단할 수 있다”라는 벤처 기업은 기업 평가가 1조가 넘기며, 유니콘 기업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결국 모든 것이 사기로 밝혀졌다.

<모든 것이 사기였다>

 벤처 기업 이름은 <테라노스>였고, 그에 관한 책이 <BAD BLOOD>이다.


 “피 한 방울로 수백 가지 질환을 진단”한다는 그 회사에 정작 의사는 없었다. 의사라면, 단번에 “피 한 방울로 수백 가지 질환을 진단”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가 아니면, 사실인지 거짓인지를 판단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틀 전 헨리 키신저가 사망했다. 그는 생전에 매우 큰 실수를 했다. 그가 사기 기업으로 밝혀진 <테라노스>의 이사진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정치, 외교 전문가인지는 몰라도 의학에서는 문외한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잘 모른다.


  -테라노스는 헨리 키신저를 비롯한 조지 슐츠(전국무 장관), 대형 은행 웰스 파고의 전 CED 리처드 코버스비치, 전 상원 다수당 대표 빌 프리스트 등을 이사진으로 앉힌 것이다. 이런 유명인들의 호언장담 덕에 사람들은 엘리자베스가 진짜배기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bad blood> page 300.


 최근 지방 의료와 필수 의료를 살리겠다며, 회의를 했다고 한다. 자칭 <의료전문가>라고 하는 이들 중에 정작 필수 의료, 아니 지방에 사는 사람조차 없다.


https://www.k-health.com/news/articleView.html?idxno=68260&fbclid=IwAR3m1BDsV-aUsayIDDbZ-ZehxuYqzJL-zVQKK6xtRHXaxgGPPGatPaCcFmk

                                                              



김주경: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송양주: 복지부 의료인력정책 과장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 교실

신영석: 고려대 보건대학원 교수

나백주: 서울 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교수

장주영: 중앙일보 복지팀장 기자

이만우: 국회입법조사처 사회문화조사실 심의관


 필수 의사는 아무도 없었다. 굳이 지역 의사는 말할 필요도 없다.


 헨리 키신저가 <테라노스>의 이사진으로 받은 돈의 금액과 함께 자칭 <의료전문가>들이 거짓을 말하는 대가로 무엇을 받는지 궁금해진다.


매거진의 이전글 황우석이 복제한 것은 정말로 낙타였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