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면허 손에 쥐자마자, 나는 산청군 공중 보건의가 되었다. 봉합하나 할 줄 모르는데, 산청 의료원 응급실 당직을 서야 했다. 그 어떤 교육도 없었다. 의사가 아닌 과장이 했던 말 중에 딱 두가지만 기억에 남는다.
그렇게 의료원 응급실을 맡게 된 수많은 신참 의사들은 불면의 밤을 보내야 했다.
혼자 심폐소생술을 하고,
뱀에 물린 환자를 책을 찾아가며 보고,
돌 안 된 열나는 아이를 진료하고,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봉합을 해야 했다.
환자가 와도 걱정이었다.
환자가 오지 않아도 걱정이었다.
얼마 전 한 기자가 이런 제목의 글을 썼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미용의료 시장은 환자가 죽지 않는다.
그런데 정작 사람이 죽는 응급실에는 정부가 의사면허를 막 손에 쥔 의사를 보내 놓았다. 응급실에서의 불안과 책임은 온전히 의사 개인의 몫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