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이력서가 갔습니다.

경단녀의 취업일기

by 아작


아.. 또 하나의 이력서가 사망했습니다.

서버 너머로 자취를 감췄습니다.


서류에서 탈락한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1. 나이 2. 경력 3. 직무 4. 연봉 5. 자격증 6. 그 외…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내가 절대 바꿀 수 없는 것이 1번과 2번.

아마도 서류부터 쓰루된 가장 큰 이유이지 않을까.


처음엔 오지 않는 전화가 어색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일주일이 지나고 2주가 지나도 미련을 떨었다.

수신확인에 ‘미열람’ 또는 ‘읽지 않음’이 있으면

취소하고 다시 보내기도 하는 등 질척 질척.

어느새 연락이 없어도 그러려니 익숙해졌지만ㅠ

싫다, 이런 현실에 쉽게 적응하는 나 자신.


나이가 많아서 안 뽑아주는 것 같아.

더 이상 일을 못하면 어떡하지?

한탄 섞인 나의 말에

‘그럴 수 있지‘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아.. 심장 아파ㅠ

하긴, 내가 작가를 뽑을 때도

너무 경력이 많은 40대 지원자를 보면

일단 후순위로 두거나 아예 배제했었다.

어느 40대의 개발자도

비슷한 경험담을 들려주었는데

시간을 되돌릴 순 없으니 합격의 조건을 완성하려면

우리는 어떤 걸 갖춰야 할까?




방송작가 5년 차였나? 한창 바쁘던 때

당시 메인작가였던 언니가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

10년 후를 준비해!

나보다 10살 많은 언니는 마흔을 앞두고 있었는데

지금부터 제2의 직업을 준비하라고 당부하셨다.

그 말을 남기고 언니는 영원히…는 아니고

1년 후에 모든 일이 끊겼었지.(지금은 열심히 일하시는 중)

자신을 거울삼아 미래를 준비하라던 언니,

혹시 10년 후 미래에서 온 나였나??


평생직장이 없어진 요즘

누구나 두 번째, 세 번째 직업을 준비하고

N잡러가 된다.

지금 준비해도 충분하다고 말하는 시대

사십, 오십에도 늦지 않았다고 말하는 시대

10년 전에는 하지 못했지만

미래를 준비할 시간은 아직 있다.


내가 탈락한 이유가 꼭 나이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일할 방법이 꼭 회사 취업만도 아닐 것이다.

앞으로 취업의 문턱을 넘지 못할 수도 있는 일.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니까

나이를 바꿀 수 없다면

내가 만들 수 있는 이력에 집중해야지.


이번 이력서는 사망했지만ㅠ

다음은 살아남길 바라며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그게 공부가 됐든 알바가 됐든

뭐든 안 하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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