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 꿈

푸르키네 현상

by 성실

[서문] 푸르키네 현상: 19세기의 체코의 생리학자 얀 에바게리스타 푸르키녜의 해명에서 이름이 붙여진, 시감도가 어긋나는 현상이다. 어두워질 무렵에 파장이 긴 붉은색은 어둡게, 파장이 짧은 보라색은 비교적 밝고 선명하게 보이는 현상(네이버 국어사전).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에도 햇빛이 옅게 보이는 것을 말한다. 일상적인 한국어로는 아침 박명을 여명(黎明), 저녁 박명을 황혼(黃昏)이라고 부른다(나무위키).


문득.

나 이거 이룰 수나 있을까.

내가 무언가를 좋아하는 거, 이거 아무것도 아닌 것 같다 는 마음이 날 휘감았다.

좋아하는 것이 있으니 내가 지금은 여기에 있어도 난 나를 잃지 않아.라고 생각할 만큼 내 든든한 기둥이 된 것은 나의 꿈이다. 이것저것 좋아하는 것이 많아 조금은 막연해도 내 안에 이것이 '나'를 붙잡고 있는 것 같았으니.

내가 좋아하는 것을 많은 이들도 좋아하고 있고 더 넓은 세계가 있다는 것을 인지한 어느 날.

그 날 생각한 그걸로 내 교만을 깨뜨려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금세 다른 다짐을 했다. '이 바닥'에서 다시, 아니 제대로 올라가는 법을 익혀야 하는 건가보다.

청춘이라고 현실과 열정 속에 타협이란 없었다. 열정과 꿈속에서 살았다.


우리의 절망은 대부분 비교에서부터 시작되거나,

내가 몰랐지만 아주 중요한 사실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부터 시작된다.

내가 사회를 경험하면서 어떤 현상에 대해

왜 이럴까 라는 물음에서 끝나거나 이것에 대해 논하는 것에서 끝났었지.

그 절망에서부터, 이 물음에서부터 타고 올라가다 본 적이 없었다.


세상이 이렇게나 돈으로 돌아가는지 몰랐지, 결국엔 돈 이라대.


높이 올려다본 구름 속에 가려진 것이 그 형태가 보여 나는 더 이상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지 않게 되었다.

아직 무서운 것이다. 겁이 나는 것이다.

언젠가 돈이 아닌 가치와 진정을 바라는 이들을 또 몇 번이나 만나게 된다면

구름 속에 가려진 것이 내가 예상하는 것이 아니었다고 알게 되겠지.

그때는 사다리를 또 타고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그냥 내가 꾸준하게 사랑하고 있는 이 낭만 속에서 헤어 나오고 싶지는 않다.

영원히 철부지처럼 그저 내가 사랑하는 것들에 매여 살고 싶다.

몰랐는데 이게 별거 아니지만 진짜 제일 별거다.


그래도 꾸준히 사랑하고 있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은 언젠가 이루게 하는 유일한 원동력이지 않을까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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