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서문] 언젠가 내가 엄마를 참 미워하던 시절에 (중학생 때였던가.) 아주 무서운 꿈을 꿨다. 엄마가 죽는 꿈. 나는 엄마를 미워하는 줄만 알았는데 잠에서 깨자마자 소리를 내고 울다가 거실에 나와 허겁지겁 안방으로 갔다. 새벽기도에 간 엄마는 당연히 방에 없었고 나는 거실에서 쪼그려서 한참을 울다가 엄마가 들어오는 소리와 함께 엄마는 쪼그려서 눈이 퉁퉁 부은 나와 눈이 마주쳤다. 무슨 일이 있냐고 했지만 나는 엄마를 보고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아픈 딸만 들을 수 있는 얘기일까, 세상의 모든 엄마들의 공통된 마음이겠지.
밥 챙겨 먹어라.
커피 너무 많이 먹지 말아라.
밀가루보단 밥을 먹어라.
인스턴트 먹지 마라.
따뜻하게 입어라.
따뜻한 물 많이 먹어라.
나는 그 날 커피나 담는 새까만 잔에 뎁힌 물을 부었다.
온통 새까만 색.
그러면서 어느 날, 엄마가 어디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느꼈던 때도 생각했다.
난 지금껏 영원히 산다는 것을 꿈꾸지는 않았어도 죽음에 대해 인지하지 않고 살고 있었다.
엄마랑 떨어질 날을 그려보지도 않았고 엄마를 많이도 미워했기에.
내게 상처만 준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정말 '어느 날' 엄마의 뒷모습이 보였다.
어느 날 엄마의 작은 몸이 보였다.
내 등을 쓸어주는 다정한 엄마는 아니었지만 나 몰래 많이도 울었던 것을 안다. 누구보다 내가.
나는 작아진 엄마의 등을 쓸어줬고 엄마의 곱슬머리를 만지작만지작,
"엄마 언제 이렇게 작아졌어"
"엄마 언제 이렇게 살이 빠졌어"
"엄마, 맛있다 이거"
인생은 꼭 알만하면 간다고, 그 말이 싫다.
조금이라도 알았을 때 더 잘하고 싶은 내 마음을 신은 충분히 이해해주겠지.
다 갚지 못하겠지만 난 꾸준히 엄마의 곱슬머리를 만지작 거리고 싶고 난 꾸준히 엄마의 등을 쓸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