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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실 Oct 19. 2019

조커(Joker, 2019)

첼로. 춤. 자유.

앙상한 마른 몸에 때와 상관없이 터지는 웃음소리의 주인공 아서는 코미디언을 꿈꾸는 광대이다.
학생들에게 들고 있던 피켓을 뺏기고, 구타를 당해 터덜 터덜 동네 계단을 겨우 오르는 아서,
아무렇지 않은 듯 집에 돌아와 하루 종일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어머니와 함께 인기 토크쇼 '머레이 쇼'를 보며 하루를 마친다.
그는 스탠딩 코미디 공연을 관람하며 자신도 언젠가 무대 위에 올라가기를 꿈꾼다. 하지만 설상가상, 아동병원 공연 중 생각지 못한 실수로 회사의 해고 통보를 받게 된다.

한 순간의 결정은 아니었다.
그가 거절감과 견디기 힘든 수치심, 민망함, 혹은 누군가의 조롱으로 인한 분노 등의 감정을 느낄 때면
딱 가지의 감정표현, 웃음을 터뜨려 주변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리는 상황을 수 없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그의 모습은 웃음은 많이 힘겨워 보인다.
때문에 자신은 '웃음이 터지는 병'이 있다는 메모카드를 가지고 다니고, 옆 사람들의 웃음소리에 그저 따라 따라 웃는척하며 살아간다.
지금껏 겪었던 사회의 배척과 무시, 조학 속에 애써 웃음으로 답했던 그는, 이제 더 이상 이전과 같은 방식을 선택하지 않는다.

영화 <조커>는 강렬한 매력으로 우릴 끌어들인다.
춤과 음악.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배우의 역량.
극의 시작과 끝처럼 보이는 영화의 타이틀과 엔딩 타이틀은 우리가 이 영화 <조커>에 들어가게 하고,
'The End'로 우리를 다시 빠져나오도록 한다. 잠깐 들어갔다 온 '세상'은 영화 속 '판타지'가 아니었다.
우리 사회의 일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세상이면 세상이지, 상상 속 설정은 아니라는 말이다. 이것이 바로 영화 <조커>에 심어놓은 장치이다.

영화의 요소들은 우리에게 큰 매력을 느끼게 함과 동시에 우리가 오롯이 '즐기기'만 하기는 어려운 장치를 심어놓았다. 토드 필립스 감독은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들을 대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다고 한다. 고담시의 '조커'라는 캐릭터는 상상 속, 만화 속 인물이지만 영화에서 그가 지내는 세상이 상상 속 설정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 영화로부터 느껴지는 '매력'과 이 영화가 말하려는 바를 제대로 봐야 할 필요가 있다.
영화에는 캐릭터가 있다. 잘 알겠지만 영화 <조커>는 캐릭터에 대한 기원 같은 이야기이다. 영화 속에서 직접적으로 말하기도 한다. '정치적인 의견과 관련이 있냐'는 머레이의 질문에  '나는 그런 것에 관심 없다'라고.
영화 끝에서 돌이켜 보면 아서가 하는 이야기는 '세상이 미친 걸까요, 내가 미친 걸까요'라는 자신의 고민과 '토크쇼 밖의 세상은 예의 없는 행동과 말들로 가득하다'는 그의 울분이 영화를 가득 메우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다시금 알아야 한다.


•사진 출처: IMDB <Joker> Photo Gallery

                    toddphillips1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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