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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실 Dec 17. 2019

미드소마 (Midsommar, 2019)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에도 낯선 감정을 만들어낸다.

영화 제목인 '미드소마'는 90년에 한 번, 하지에 열리는 축제이다. 

1년 중 낮이 가장 긴 날, 9일간 이교도 의식을 치른다. 

이 시기에 맞춰 인류학과에 재학 중인 크리스티안과 친구들, 그리고 여자친구 대니는 펠레를 따라 미드소마가 열리는 스웨덴 헬싱에고르스에 입성한다. 

화려한 꽃 장식과 밝은 날씨. 하지만 펠레가 말해주지 않았던 그가 자란 공동체만의 풍습(문화), 그리고 처음 보는 그들의 종교의식에 큰 충격을 느낀다.

그렇게 9일간 진행되는 의식에 참여하게 된 이들은 알 수 없는 주문과 노래에 혼란스러워진다. 

알지 못하는 원료로 우려낸 차를 먹게 되고, 대니는 5월의 여왕을 뽑는 의식에 참여하게 된다. 

그녀가 스웨덴에 오기 전 겪었던 커다란 상실감이 낯선 이곳에서 어떻게 상쇄될 것인지 지켜보자.



미드소마의 아리 에스터 감독은 2017년작 <유전>으로 강렬하게 데뷔를 장식했다. 데뷔에서부터 자신이 가진 영화의 색과 세계관을 확실히 했다. 영화의 이야기를 끌고 가는 인물로 플로렌스 퓨를 캐스팅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BBC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 (The Little Drummer Girl)로 그녀의 얼굴과 연기를 알게된 사람이 많을 것이라 예상된다.

대니의 극적인 감정 변화는 대낮에 열리는 기괴한 의식에서 느껴지는 감정들에 힘을 싣는데 한몫한다.

또한 2013년부터 7년의 시간 동안 스웨덴의 토속신앙을 연구해온 아리 에스터 감독은 축제 미드소마와 이교도의 많은 부분을 이미 충분히 알고 있는 입장에서 관객에게 소개를 해준다.

이교도의 풍습, 언어, 문자, 축제 기간의 자연현상인 '백야'까지 보편적인 요소는 없다.

때문에 관객들은 아리 에스터 감독에게 외부인이 되어 미드소마를 만나게 된다.

영화 <미드소마>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에도 낯선 감정을 만들어낸다.

낯섦에서 오는 의아함과 생소함, 어쩌면 불편하고 불쾌함. 그리고 이 감정들을 보여주는 적나라하고 잔인한 장면들의 급습에 관객들은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될지 궁금하다.

(여느 공포영화에서 눈을 가리는 기회는 주지 않으니 잔인한 장면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마음을 단단히 먹고 봐야한다.)



• 사진 출처: IMDB <Midsommar> Photo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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