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차려보니 1월도 한참이다

by 고형희

세월가는 줄을 모르겠다


잘 살고 있다


여느때처럼 일에 집중하고 있고 굵직굵직한 일들은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었고 한 건 남았다


뭐.. 그래도 그것도 어느정도 준비를 해두고 있는 상황이라 나쁘지 않을것 같다.


원래대로라면 이 즈음 다 마무리가 될 걸로 예상했었는데 그렇게는 안됐고 물론 딜레이가 되는 만큼 유리한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긴 한데.. 뭐 아무튼 그러하다


그리고 얼마 있지도 않은 인연들인데도 자꾸 정리가 된다;; ㅋㅋ 대운도 아닌디 뭐지


나는 잘 살고 있다. 일 열심히 하고 있고 아기를 너무 좋아하는데 조카가 너무 이뻐서 조카랑 노는 즐거움도 너무 좋고 소소한 행복들이 즐거운 그런 상태다. 틈틈이 노후대비 겸 재테크도 하고.


어려서 맺은 관계들에 인연이 다 해가는 것들을 보게 된다.


세월이 지나면서 나는 때때로 자주 변하는거 같은데 어떻게 그렇게 그대로들 인지 모르겠다 내가 이런 사람이 아닌데 징글징글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연락처를 차단하는 일까지 생겼다.


보통은 금방 알아듣는데 왜 이럴까..ㅎ


이러고 저러고 말하기도 귀찮고 앞으로 미래에도 딱히 좋을 인연도 아니고 지금도 그렇고 난 그 사람이 필요하지 않은데 그 사람은 무슨 집착인지 자꾸 무슨 일이 있냐고 문자고 전화고 해대는 통에 질려서 말하기도 싫어서 차단을 갈겼다


자꾸 들으니까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기길 바라는 사람 같잖애..ㅋㅋ 내가 분명 일에 집중하고 싶은 시기이니 연락 내가 나중에 주겠다 했는데 무슨 집착러인지 시도때도 없이 연락을 해대는지 모르겠다.


내가 무슨 일이 있다한들 저한테 왜 얘기를 해야하며.. 얘기를 한들 해결할 힘이 있는 것도 아니며.. 심지어 아무 일도 없다. 나는 잘 지내고 있고 일에 집중하는 중이고 루틴을 깨기 싫고 이 집중력을 흐트러트리기 싫다.


하지만 그 사람은 전화를 하면 내내 자기 불행한 일들과 배우자의 만행(?)과 누구와의 비교를 했는데 그 사람보다 돈이 없어서 가난(?)하다든가 부모님땜에 힘들다는 소리만 주구장창 한다. 그러고 끝에는 넌 괜찮냐고 묻는다.


지금 생각하니 난 아무일없이 엄청 행복하다고 할걸 그랬다. 불행하다 한니 그거에 맞춰주려고 나도 고민이 있지 뭐 어쩌구 하다보니 그런 대화에 만족이 됐는지 연락할때마다 자기연민과 불행서사로 범벅 스토리를 내뱉고


사실 난 아무 문제도 없고 그 사람이 보기에 내가 처지가 고단(?)해보일지라도 나 스스로는 만족하고 있고 행복하다. 장단 맞춰준다고 억지로 불행을 짜내는 것도 지겹다. 통화를 마치고 나면 나도 불행한 인간(?)이 되어있어서 사실은 행복한데 그 사람이 생각하기로 난 아마 불행한 사람으로 여겨진지 오래일 것이다. 내가 아주 어릴때 알게 된 지인이라. 그땐 참 어렸지. 하지만 그게 오늘날까지 이어지리라고는 상상도 못해본 일이다. 어림잡아도 거진 십년이 넘은 듯 한데


지겹고 대화섞기 싫어서 내가 나중에 연락하겠다 했는데 참지를 못하고 기다리지도 못하고 허구헌날 무슨 일 있냐고 물어댄다.


아니 아무일도 없다고요. 일에 집중하고 싶다고 했잖아요? 나중에 연락 주겠다고까지 말했는데.


왜 내 말을 곧이곧대로 안듣고 자기가 새로 해석을 하는지 모르겠다. 본인한테 연락을 안하면 무슨 일이 생긴건가. 그냥 대화하기 싫을 수도 있지.


한때는 친하게 지내던 지인이었는데 이렇게 지긋지긋해지기도 쉽지 않다.


좋은 얘기도 아니고~ 미래에 도움이 되는 얘기도 아니고~ 공통관심사도 아니고~ 재미도 없다


하, H가 그런 면에서는 재밌었는데 ㅋㅋ H는 남자에 미친 사람이었지만 그런 사람들이 대체로 그러하듯이 별의별 헤프닝이 다 있고 원초적이라 웃기다. 거기다 나처럼 바운더리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의 비위를 참 잘 맞춰줬었지. 물론 요즘의 나를 보면 H하고도 끝날 시기가 되서 잘 끝난거긴 하다. 계기는 남자문제였지만.


난 일하는걸 방해받는걸 정말 싫어하는 사람이고 경계를 모르는 사람도 너무 싫어하는데다 요즘은 운동도 안하니까 이젠 할 얘기도 잘 없긴 하지ㅎ 제때 잘 끊긴거 같다. 그래도 그만큼 유쾌한 사람은 잘 없긴 하지. 눈치도 빨랐는데.


내가 자유의지와 바운더리를 아주 중요하게 여긴다는걸 내면으로 정리할 수 있게 된 게 오래된건 아니긴 하다. 혼자 살게 되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루틴을 갖고 어떤걸 좋아하는지 알게 되었으니. 그래서 차단을 갈긴 그 지인도 당황스러울 수는 있겠으나 난 이제는 달라져서 그런 대화들 자체가 지긋지긋하다. 뭐 좋은 얘기라고. 내가 그런 대화를 왜 곧이곧대로 다 듣고 자빠져있었는지 모르겠다. 맞장구까지 쳐주고.


무언가를 인생에 들여놓을지 들여놓지 않을지 선별할 수 있게 된건 좋은 일이다. 확실히 전보다 더 안정적이 되었고 마음 자체가 편하다. 아는 사람(?)들의 수는 줄어드는 중이나..ㅋㅋ 차라리 그게 더 마음이 평화로워지고 있다. 안좋은 것들은 접촉을 줄이는게 낫다. 좋아하는 것들을 자주 보고.


내가 지금 잘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도 살짝 들지만 왜냐면 참 오래된 인연들(?)이라서. 근데 뭐.. 싫은걸 굳이 봐야하나. 내 마음 불편한걸 왜 참아야하는지도 모르겠고 인연맺어가는 에너지도 시간도 아깝다.


결론은 잘했다이고 솔직히 그 사람의 인생은 궁금하지도 않고 알고 싶지도 않다. 내 인생에 집중할 시간도 부족한지라.


이렇게 살다보니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 내 시간만 남들의 두배였으면 좋겠다. 아직 하고싶은게 있는데 만족할만큼 열심히 못한거같고 뭔가 아쉽고.


그래서 말이지만 뭔가 또 다른 돌파구를 찾아야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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