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준
사촌누나의 출산 소식을 들었다
형제처럼 가까웠던 사촌도
삼십 살이 넘자
더 이상 연락하지 않는
먼 사이가 됐다
사십이 넘어 아이를 가진
사촌누나는 딸을 낳았다
나는 그 아이의 이름을 알지 못한다
알고 싶지 않았다
육촌 조카의 이름이 궁금하지 않은
내가, 그리고 우리 관계가
흘러버린 시간 때문인지
들어버린 나이 때문인지
서로의 무의미함을 인정해버린
나와 사촌누나 때문인지
나는 알지 못한다
다가오는 명절,
수년만에 큰집을 찾으면
우리는 또 다시 모일 것이다
반갑게 인사를 할 것이다
아이를 데리고 행복한
사촌누나를 볼 것이다
그리고 나는 아이의 이름을 물을 것이다
형식의 굴레 안에서
궁금하지 않은
아이의 이름이 슬프고
그런 아이의 이름을
물어야 하는 현실에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