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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그 찬란했던 즐길거리들
2005년은 나에게 문화적 부흥기였다. 전 세계적으로 90년대가 가장 문화적 그리고 경제적 호황을 누렸다는 것이 사실이지만, 적어도 나에겐 20살이던 2005년이 그러했다. 모두 알다시피, 2005년엔 버즈가 전성기를 구가했다. 지금도 보컬 민경훈이 방송에서 활약하며 버즈의 전성기가 가끔 회자되곤 하지만, 2005년 버즈와 한국형 락발라드의 인기는 가히 대단했다. 2003년 데뷔한 버즈는 2005년 2집으로 초 대박이 났는데, 당시에도 나를 포함한 어린 남자들의 주 놀이터는 노래방이었기 때문에 나 역시 그 명반을 거의 외울 정도로 부르곤 했다. 2005년 버즈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던 건 역시 돈 많은 우리 대학교의 축제 덕분이었는데, 동명 목재가 재단인 나의 모교, 동명대학교 축제에는 당시 김종국, 버즈, 데프콘, 웃찾사 멤버(그때만 해도 웃찾사라는 프로그램의 인기가 아주 높았다) 등이 축하 공연차 왔었고 덕분에 2005년의 여름은 더욱 뜨거워졌다.
지금은 해축에 대한 관심과 정보가 많지만, 2005년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로 이적할 때만 해도 해축이라는 것은 마치 신문물과 같았다. 마치 LA 다저스에서 국뽕 치사량을 넘겨 버리던 박찬호에게서 바통을 이어받듯이, '박지성 선발'은 매 주말 20대 남자들의 주요 관심거리였고, 나도 그 열광적 팬덤의 하나로 자리했다.
무한도전이 '국민 예능'이 되기까지 많은 변천사가 있었지만, 나는 그 첫 본방부터 함께 했기에 애착이 남다르다. 그 직전 유재석은 <천하제일 외인구단>이라는 프로그램도 진행했는데 결국 이런 '대한민국 평균 이하 남자들'이라는 콘셉트의 프로그램을 그는 계속하고 싶었던 것 같다. 이후 2006년을 너머 군 생활은 '무한도전'과 함께 했고, 찬란했던 2005년, 나의 20살도 그렇게 끝나가고 있었다.
4화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