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채소 Feb 10. 2022

마음이 바빴던 오늘 아침

오늘 아침에야 비로소 기쁨으로 내 마음이 흠뻑 물들었다. 오랜만에 인터뷰! 오랜만에 무려 패션지 기고! 오랜만에 '에디터 채소라'로 독자를 만날 수 있다니! 악! 


더 풀어서 적어보면 내 마음은 이랬다. 가장 먼저 일을 맡긴 수석 에디터에게 잘 보이고 싶었다. 혹여 생길지도 모르는 미래의 기회를 잡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대보다 더 좋은 질문을 준비하고 싶었다. 내 역량에 따라 성과도 내고 싶었다. 그래서 의미 있고 좋은 이야기를 끌어내고 싶고, 이번에는 지금보다 어렸던 나보다 더 성숙한 대화를 나누고 오리라 다짐했다. 이건 성과보다는 진정한 소통을 하고 싶다는 바람이다. 전에는 '인터뷰'라는 내 업무와 틀에 갇혀서 인터뷰이와 대화 다운 대화는 못하고 다녔던 게 많이 후회가 됐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 내가 해야할 일은? 평소에 즐겨 하는 운동 따위가 아니라, 영화 분석과 질문 준비!! 그런데 오늘 아침 내 몸뚱이는 운동센터에 와 있고, 곧 출근도 해야 하고, 저녁에는 친구까지 만나야 하니 마음이 급할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오늘은 따릉이도 타기로 계획했는데... 인터뷰 준비는 언제 하지? 당장 내일인데? 아, 어떡하지? 이런 생각이 머리를 지배했다. 


그래서 나름 머릿속을 정리한다고 이렇게 인스타에 호다닥 메모를 했다. 그러고 일단, 당장해야 하는 운동을 시작했다. 

이러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내가 메모한대로만 하루를 보내면 되니까. 그리고 짬이 날 때 내일 계획을 세웠다. 내일은 출근 전에 운동을 하지 말고, 인터뷰 준비를 하려고 한다. 부지런히 이 설레고 떨리는 일을 준비해서, 후회 없는 소통을 하고 오고 싶다. 


대화를 나누고 그걸 글로 만지는 작업, 그 자체로 항상 설렌다. 

그나저나 이렇게나 솔직한 마음을 적어내리는 건 참 스릴있다. 부끄럽기 때문에 더 짜릿하달까. 아주 내밀한 마음을 누구나 볼 수 있게 드러내는 작업은 늘 항상 긴장된다. 중독인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소중한 인연은 돈을 벌어다 준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