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게 사는 시기가 늘 그렇듯, 한 주에도 너무 여러가지 자극과 인사이트를 받아 생각이 많아진다. 이번주의 가장 큰 화두는 '누구에게'가 되었다. 한주가 끝나가는 금요일 저녁, 셀프인터뷰 기획을 고민하면서 든 '누구에게' 그리고 논문을 쓰면서 최초의 독자를 어떻게 설정할 것이냐는 질문에서 마주한 '누구에게'. 이 질문들에 천천히 답해봐야지.
셀프 인터뷰 독자로 제일 먼저 떠올린 건 예전 대표님이다. 내가 지금 마주하고 있는 이 격변의 시기에 대표님이 많은 영향을 주었던 것은 사실. 지금은 만나지도 않지만 대표님의 직원이 아닌 내가 살아가는 시간과 결과를 대표님에게 해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나한테 대표님은 늘 내 기획의 지도교수같은 사람이었는데, 내가 기획하고자 하는 내 삶. 지금 내 삶이라는 기획으로 대표님을 설득하고 싶다는 엄청 강한 욕망이 있다. 그건 대표님에게 오독되고 싶지 않은 강한 욕망과 만난다. 내가 추구하고자 했던 것과 내 일이 어떻게 만났는지, 어디에서 갈라졌고, 또 어디에서 확실한 안녕을 고하게 되었는지. 더해 그 안녕이라 함은 단절이아니라 연결이라는 말까지를 확실히 전하는.
논문의 독자로 가장 먼저 설정해야할 것은 조사대상자들이라고 한다. 나의 조사 대상자들은 나의 동지이기 때문에, (조사대상이긴 하지만) 사실 긴장감을 주지는 않는다. 흠. 너무 비평의 가능성을 접어놓는것인가 싶기도 하고. 결과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꼭 전하고 싶은 사람들은 누구일까? 이 질문에도 역시 예전 대표님이 떠오른다. 당신들이 만든 사회. 충분히 의미있는 결과들. 하지만 그것은 한계에 봉착했고, 이제 그것뿐만 아니라 다른 시도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이 논문을 다시 돌아보게 했으니까. 그래서 두번째 독자를 대표님으로 설정한다. 아군이지만, 서로 견제의 시각을 가진 다른 세대의 아군. 내 안에 확실한 '분리'의 욕망이 있다는 걸 확인하게 되는 아침이다.
우에노치즈코 대모님의 책을 읽으면서 아, 내가 결국 이 글로 뒷통수를 후려갈기고 싶은 대상이 행정인걸까? 생각을 많이 했지만, 사실 나는 행정의 변화라는 것엔 큰 관심이 없다는 걸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행정은 변화하지 않고, 그래서 앞으로의 내가 선택하는 방법은 '공공성'의 세계에서 행정 왕따시키기니까. 다만 내가 맞든 때리든 인정받고 싶은 대상은 스스로 기성세대가 되었음을 여전히 모르는 기성세대이고. 그들을 부정하지 않고, 그들로부터 부정당하지 않은 채 다음 스텝을 이야기하는 쪽으로 넘어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