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Vetter letter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래 Jul 04. 2022

베러레터 #01. 딜레마를 마주하는 짜세

비건지향에서 중요한게 정말 '동물성이냐, 아니냐' 이거 맞아요? 

안녕하세요? 베러테이블의 초래입니다.

하늘이 뚫린 것처럼 비가 오더니, 주말은 온몸이 바짝 마를 것처럼 해가 뜨겁네요.

덥다 춥다 불만없이 계절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인정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그와 별개로 예년과 다르거나 급격한 날씨의 변화에는 점점 더 예민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한해 한해가 지날 수록 체감하는 기후의 변화가 큰 폭으로 다가오는 것 같구요.


이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께서는 아마도 베러테이블을 조금 더 가까운 마음으로 지켜봐주시는 분들이겠죠? 그렇다면 베러테이블의 달라진 피드도, 달라진 운영방식도 어느정도 눈치를 채고 계실거라고 생각해요. 오늘은 새로워진 베러테이블의 이야기를 전하려고 합니다.


달라진 점은 크게 2가지에요! 우선 하나는 커뮤니티의 운영방식입니다. 그동안은 일정 기간동안 함께 비건지향을 실천할 멤버를 모집하고, 각자가 할 수 있는 만큼의 목표치를 채우려 노력하는 과정을 함께 하는 커뮤니티였잖아요. 지금은 별도의 모임을 만들지는 않구요, “매달 마지막 주는 비건위크”라고 외치는 더 넓은 커뮤니티가 되고자 해요. 너무 외우기 쉽죠? 지금은 토토님과 저 2명에, 매달 게스트를 초대해 3명이 비건위크를 보내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함께 해주시는 분들이 늘어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어요.


두번째로 달라진 점은 인스타그램 피드의 내용이에요. 그동안은 커뮤니티를 모집하고, 커뮤니티 내부의 이야기와 성과를 바깥으로 전하며 더 많은 사람들이 비건지향 생활에 합류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인스타그램을 운영했었는데요, 앞으로는 매달 6개의 꼭지로 더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는 우리의 이야기, 재미도 있고 도움도 되는 정보, 잘 먹고 잘 살면서 더 나은 존재가 되자는 메세지를 담으려고 합니다.


이런 변화를 결정하고 관찰하고 우리에게 맞는 방식을 찾을 때까지 무려 6개월이란 시간이 걸렸어요. 중간에 잠시 봄시즌 모집을 시작하긴 했는데요. 정원이 다 채워지지 않았거든요. 물론 무리해서 운영할수도 있었겠지만, 멈추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더라구요.


우리가 커뮤니티를 통해 비건 지향을 제안하고, 비건지향의 실천을 늘려가는 방법이 과연 유효한가? 봄시즌 운영이 취소된 걸 계기로, ‘비건을 지향하자고 제안하는 것'으로 도대체 뭘 하고 싶은 건지 좀 더 명확하게 고민하고, 그 방향에 알맞은 방법을 찾고 싶었어요.


작년은 그 어느때보다 ‘비건'이라는 개념을 둘러싸고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던 한 해였잖아요. 정말 많은 수의 프랜차이즈에서 비건옵션 메뉴를 선보이고, 대기업과 시민단체가 함께 손을 잡고 비건인구를 늘리려는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기도 하구요. 비건레스토랑과 베이커리도 정말 많아지는 시기이기도 했구요.


우리가 이야기했던대로 기업과 사회가 비건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마트나 프랜차이즈 그리고 배달어플에서 비건 선택권이 늘어가고, 이제는 비건이 무엇인지 설명하지 않아도 아는 사람도 많아지고. 분명히 좋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또 한편 마음 한구석이 계속 불편하고, ‘이게 정말 맞나?’ 라는 질문이 사라지지 않더라구요.

이렇게 비건이라는 개념과 문화가 일상에 자리잡고 있으니까… 잘 되어가고 있는건가? 우리가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해결되고 있는걸까? 기후위기 때문에, 동물권 문제로, 종다양성이나 공장식 생산에 반대해서 시작했던 ‘비건지향'을 이 넘쳐나는 비건 상품들이 해결해주고 있는걸까요?


생각의 꼬리를 물며 대화하다보니, 이제는 ‘비건지향'이라는 단어만으로는 담아낼 수 있는 것들이 정말 적다고 느껴지더라구요. 무엇이 동물성이냐 아니냐를 구분하는 일에 초점을 맞추다보면, 정작 중요한 것들.. 문제의 핵심에 다가서지 못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어떤 방식으로 살아갈지’와 ‘무엇을 소비할지'가 마치 같은 문장인것처럼 읽히는 시대를 살고 있잖아요. 이 문제에 대해 우리가 뚜렷한 답을 찾았다거나 알고 있지는 않지만요. 다만 이런 고민을 공유하면서,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담고, 이야기를 듣는 일은 매일같이 딜레마에 빠지는 우리에게 때로는 힘이 되고 때로는 힌트가 될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앞으로의 베러테이블은 딜레마를 끌어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하루를 잘 살아내고 나를 통해 세계를 돌보려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더 가까이에서 담고 비추는 채널이 되려고 합니다. 따로 또 같이 함께하면서,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나누고 동료를 만들어 가는 길을 함께 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럼 앞으로도 베러테이블로 만나요 �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