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냥이들 식탐 보고서

잡식파 레오 vs 육식파 요다

by Sssong

사람처럼 우리 뚱냥이들도 제각기 입맛이 다르다.

예를 들어 고양이들이 섭취해도 좋은 보리새싹인 캣그라스를 보면, 큰 뚱냥이 레오는 극호지만 작은 뚱냥이 요다는 영 시큰둥한 편이다.


레오는 다양한 음식을 맛보고 싶어 하고, 늘 맛있게 잘 먹는 잡식파다.

고양이 전용사료뿐만 아니라 사람 음식과 꽃에도 호기심을 보인다. 특히 고구마, 바나나, 참외는 적극적으로 먹고 싶어 해서 가끔 아주 조금씩 준다. 나이가 들면서 어릴 적 관심 보이던 우유, 요거트, 치즈 등 유제품은 흥미가 줄었다. 마치 “그런 것은 아기들이나 먹는 거지~“ 하고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꽃은 고양이가 섭취해도 되는 종류를 확인하고 꽃꽂이 해서 두면 꽃향기에 취해 꽃잎 사이로 얼굴을 비비며 즐겁게 먹는다.

확실히 레오는 음식종류의 폭이 넓다.

요다는 육식파다.

레오 형이 좋아하는 캣그라스, 꽃, 과일류엔 관심이 없다. 혹시나 해서 코 근처까지 가져가면, 고개를 휙 돌리고 멀리 도망가 버린다. “난 풀데기 안 먹어~”라고 말하는 듯하다.

대신 고양이 전용 사료 중에서 고기를 베이스로 한 습식캔에는 부비적 거리며 열렬히 환영한다. 레오가 관심 없어하는 유제품과 마요네즈에도 극호 반응을 보여 곤란할 때가 많다.

레오와 요다는 개성이 다른 만큼 입맛도 차이가 크지만 언제나 사이좋게 함께 맘마를 먹는다. 그런 뚱냥이들을 뒤에서 조용히 지켜보고 있노라면, 타고난 체형에 대해 저절로 고찰하게 된다. 작은 뚱냥이가 큰 뚱냥이에 비해 덜 뚱뚱한 이유는 저탄고지 입맛과 타고난 식탐이 크지 않아서가 아닐까..

뚱냥이들을 후천적으로 날씬하게 키우지 못한 내 죄책감을 타고난 유전자 탓으로 슬쩍 돌려본다.


뚱냥이들은 오늘도 제각기 입맛 따라 맛있는 하루를 채워간다.

나는 그 뒤에서 또 하나의 작은 행복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