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질한 마법사, 작은 뚱냥이 이야기

굴러온 돌이 애교가 많다.

by Sssong

작은 뚱냥이는 2017년 6월 22일, 나에게 왔다.

고양이를 한 마리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고민하는 것이 둘째 입양에 대한 것이다. 큰 뚱냥이를 키운 지 2년이 되어가니 나 역시 고민을 하게 됐다.

그러다 우연히 유기동물 온라인 카페에서 폐업하는 펫샵 아이들 사진을 봤다. 혹시 묘연이 닿을까 싶어 직접 찾아갔더니 귀여운 꼬물들이 많았다. 그때 저 쪽 구석에서 냥냥거리며 나를 부르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앞발로 상자를 붙잡고 서서 날 좀 데려가달라고, 우리 엄마 아니냐고, 애절하게 호소하는 듯한 작은 뚱냥이의 모습이 강렬하게 기억되는 첫 만남이었다.

저 아이는 왜 구석에 있는지 관리자에게 물어보니, 근처 다른 폐업하는 곳에서 급히 부탁받아 어제 데려온 아이라고 했다. 다른 꼬물이보다 몇 개월 더 자란 아이이고, 그 외 다른 정보는 없다고 했다. 잘 보이지 않는 구석에 처박혀있는 그 꼬질꼬질한 모습이 안쓰러워 자꾸만 눈길이 가고 마음이 쓰였다.

결국 작은 뚱냥이의 눈빛과 냥냥 거리는 소리에 ‘홀린 듯이‘ 그날 바로 집으로 데려왔다.

작은 뚱냥이는 집에 온 첫날부터 특유의 애교로 가족들에게 친화력을 마음껏 보여줬다. 여기서도 발라당 골골, 저기서도 발라당 골골.. 처음 만난 큰 뚱냥이 형을 마치 아는 형과 재회한 듯 졸졸 잘 따라다녔다.

그날 밤, 집 근처 24시 동물병원에 데려가 건강체크를 했다. 안타깝게도 작은 뚱냥이는 심각한 전염성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였고, 즉시 격리치료가 필요했다. 결국 1주일 집중 입원치료와 예방접종을 통해 다행히 건강을 회복하고 집으로 다시 데려올 수 있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인데, 그때 입양된 아이들 대부분이 바이러스에 노출된 상태였고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한 달 만에 거의 다 무지개다리를 건넜다고 한다. 카페 온라인 게시판은 한동안 그 일로 떠들썩했다.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 작은 뚱냥이를 구조해 올 수 있었던 것이 그저 다행이고 감사할 따름이었다. 한편으로는 무지개다리를 건넌 모든 꼬물이들이 반짝이는 하늘의 별이 되었기를 기도했다.

씩씩하게 운명을 극복한 작은 뚱냥이를 큰 뚱냥이는 마치 자기 아들처럼, 혹은 동생처럼 돌보며 가르쳤다. 내가 따로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큰 뚱냥이는 자신의 의무인 것처럼 작은 뚱냥이에게 생활 전반의 규칙을 알려주는 듯했다.

성격 좋은 큰 뚱냥이 덕분에, 살짝 걱정했던 합사는 순조롭게 해결됐다.

그리고 운명처럼 만난 두 뚱냥이는 형제가 되었다.

우리는 모두 가족이 되었다.